출산율 꼴찐데 '웨딩플레이션'까지?…결혼·출산 조례안 손질 나선 서울시
공공예식장 비용 부담 줄이고 35세 이상 임산부 지원 핵심
출생률 정책 수혜 범위 넓히면서 효과 노려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한국 출산율이 매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그중에서도 전국 꼴찌인 서울시가 조례안까지 손질하며 결혼, 출산을 독려하는 모습이다. 출생률 정책에서 수혜 범위를 계속해서 넓히고 있는 가운데, 출산율 반등에 효과가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8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시의회는 26일 제323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최기찬 시의원(더불어민주당·금천2)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출산 및 양육지원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조례안은 서울시 공공예식장 대관료를 전액 감면하는 규정이 담겼다. 공공예식장 사업은 북서울꿈의 숲(공원), 예향재(한옥), 북서울미술관 등 공공시설을 예식장으로 개방하고 결혼식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일반 예식장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결혼식을 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웨딩'과 '인플레이션'의 합성어로 '웨딩플레이션'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결혼 비용이 급격하게 치솟는 상황에서 예비부부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결혼정보업체 가연이 결혼 1~5년 차 기혼자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지난 1월 발표한 '2024년 결혼 비용 리포트'를 보면, 신혼집 마련을 제외한 평균 결혼 준비 비용이 6298만 원에 달했다. 통계청도 지난해 말 '한국의 사회 동향 2023'을 통해 미혼 남녀가 결혼을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로 '결혼 자금 부족'이라 답했다고 발표했다.
최 의원은 공공예식장이 일반예식장과 달리 결혼식이 있을 때마다 설치·철거를 해야 하고 그 비용을 신청자가 부담해야 하므로 '크게 저렴하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조례안 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 조례개정안은 또 35세 이상 임산부의 진료비 및 검사비를 서울시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만혼 증가로 35세 이상 고령 임신부의 출산이 증가함에 따라 산전 진찰 및 비급여 검사가 늘어나기 때문에 서울시가 경제적 부담을 줄여 건강한 출산을 지원한다는 목적이 있다.
시의회는 앞서 제322회 임시회에서도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주요 안건 4건을 처리했다. 신청일 기준 서울 거주 기간이 6개월 미만인 임산부도 교통비 지원이 되도록 하거나 난임 지원 범위를 유산·사산을 경험한 부부까지 확대해 심리 상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한 것이 골자다.
이처럼 서울시와 시의회가 출생률 정책 수혜 범위를 점차 넓히고 있지만 오히려 범위를 좁혀 효과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출산할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보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을 결혼시키거나 출산하지 않은 사람에게 출산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출산 이후 여건이 좋아서 더 낳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대상층을 좁혀 돌봄 정책이나 이런 것에 집중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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