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호 "최저가 입찰제, 전동차 품질 저하로 이어져…종합심사제 도입해야"
[인터뷰]②"지하철 운행 끝난 새벽, 본격 업무 시작…안전 최우선"
"지하철 빈대 걱정 NO!…하절기 월 4회까지 100℃ 살균 소독"
- 대담= 진희정 사회정책부장, 권혜정 기자, 이설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이설 기자 대담= 진희정 사회정책부장 =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전동차 '최저가 입찰제'가 철도차량의 품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과 가격을 종합해 판단하는 종합심사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백 사장은 지난달 말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수도권 지하철에서 이어지는 신형 전동차의 화재·고장 등 사고가 잇따르면서 철도차량 도입 절차에 대한 근본적 재검토에 대한 목소리가 높다"며 "최저가 입찰제 이후 전동차 품질이 낮아지고 있는 만큼 계약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재 철도차량 제작사는 국가계약법과 지방계약법 등에 따라 2단계 입찰방식으로 선정하고 있다. 기술평가에서 85점 이상을 얻으면 가장 낮은 가격을 제시한 업체가 수주를 받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 철도차량 제작사 3사 모두 규격 적격 평가 시 기술 변별력에 큰 차이가 없어 가격 경쟁에만 집중하다 보니 전동차의 품질이 떨어지고, 철도 차량 산업 자체의 부실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고 백 사장은 지적한다.
그는 "가격을 낮추면 발주업체는 예산이 절감되니 당장은 좋을 것 같지만 제품의 성능이나 기술력, 부품의 국산화 비율 등이 낮아지기 때문에 나중에 비용이 더 들어가게 돼 있다"며 "최저가 낙찰은 결국 제 살을 깎아 먹는 것"이라고 말했다.
백 사장은 "최저가 입찰 경쟁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해외 철도차량 구매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협상에 의한 입찰방식 도입도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며 "기술평가(80점)와 가격평가(20점)를 합산해 높은 점수순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후 협상을 시행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안전과 서비스 수준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철도차량 설계 및 납품 구조가 정착될 수 있도록 공사에서도 지속해서 고민하겠다"고 전했다.
백 사장은 "제일 중요한 것은 지하철 안전"이라며 "우리 직원들은 안전을 위해 365일, 24시간, 특히 모두가 자는 시간에 일을 한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열차 운행이 새벽 1시에 끝나면 모든 고압전선을 내리고 역사 내 모든 점검을 새벽 4시 반까지 끝내야 한다"며 "시민들 입장에선 열차 운행 시간을 연장하면 더 좋겠지만 하루 이틀 점검을 안 하면 사고가 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선 완전 치명적"이라고 설명했다.
백 사장은 최근 매일 300건 이상 이뤄지고 있는 지하철 공사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역장 책임제'도 도입했다고 전했다.
그는 "공사는 기술본부에서 하지만 역장이 안전 상태가 미흡하다고 판단하면 중단시킬 수 있도록 모든 권한을 줬다"며 "동시에 역장에게 모든 책임을 부여해 기술직들도 따를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 사장은 주기적으로 역사 내 진행되고 있는 각종 공사 현장을 방문해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다만 그는 사장이 직접 나서서 현장 점검을 하더라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장이 나온다고 하면 미리들 준비하고 그러니까 다 볼 수가 없으니까 퇴직자, 외부 전문가들로들로 구성된 안전 점검 요원들이 불시에 2중, 3중으로 현장을 점검해 안전을 확보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1호선 지하구간은 공사가, 지상 구간은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관리하고 있는데 지상 구간과 달리 지하구간은 시설이 굉장히 열악하다"며 "서로 노선간 교환을 하자는 말도 나오지만 비용 때문에 쉽지 않은데 안전을 위해서라도 관리를 일원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백 사장은 유럽, 일본 지하철에서 빈대 목격담이 확산하며 지하철 '청결'도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오염되기 쉬운 직물 소재의 의자는 월 1회 정기적으로 100℃ 고온 스팀 진공 청소를 시행 중이고, 빈대를 포함해 모기, 파리, 진드기 등 해충퇴치를 위해 월 2회, 하절기는 월 4회까지 약제를 사용해 엄격하게 방역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공사가 운영 중인 전동차 객실 의자 소재는 직물이 58%, 폴리카보네이트와 스테인리스가 42% 정도다. 공사는 직물형 의지를 2029년까지 모두 교체할 예정이다.
그는 "지하철 청결은 너무나 당연하다 생각해 그동안 홍보하지 않았다"면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빈대 민원을 접수해 파악해 보니 실제 빈대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시민들이 갖는 불안감을 고려해 방역을 강화하는 등 강력한 조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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