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산·사산도 지원해야"…전국 출산율 꼴찌에 서울시의회 '적극'

조례개정안 통과…"유산·사산 전담조직 만들어야" 제안
서울시도 유산·사산 부부 심리 지원 확대 등 대책 마련 중

서울 시내의 한 산부인과 앞을 시민들이 지나는 모습. 2023.2.23/뉴스1 ⓒ News1 임세영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모든 출생률 정책에서 소득 기준을 없애야 한다고 '파격' 제안을 했던 서울시의회가 이번엔 유산·사산 부부도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6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최근 제322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이종배 시의원(국민의힘·비례)이 대표 발의한 '서울시 난임 극복 지원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조례안은 유산·사산을 경험한 부부를 대상으로 한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예방 교육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시 의회는 서울시가 2021년 12월 제정된 현행 조례를 통해 난임 예방을 위한 교육·정보 제공, 심리상담 지원 등 다양한 지원을 펼치고 있으나 유산·사산 분야 지원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 의회는 서울시가 '유산 및 사산 전담 지원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산·사산 가정에 대한 지원도 넓게 보면 출생률 정책과 맞닿아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올해 아이 돌봄비, 육아휴직장려금, 난자동결 시술 비용, 다태아 안심 보험 등을 통해 다양한 출산과 육아 지원을 추진하고 있으나 유산이나 사산한 산모에 특화된 별도의 정책이나 전담 조직은 따로 갖춰놓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왕정순 시의원(더불어민주당·관악2)은 "올해 들어 국회에서 모자보건법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지방정부가 유산·사산 등의 문제 극복을 위해 상담 및 심리 지원, 교육 및 관련 정보제공 등 폭넓은 지원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린 만큼 서울시가 전담 지원 조직을 구성하고 구체적인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1월 모든 출생률 정책에서 소득 기준을 폐지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서울형 저출생 극복모델'을 제안하는 등 올 초부터 저출생 극복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집행기관이 아닌 시의회에서 저출생 모델을 제안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서울시의 출생률이 0.55명으로 전국 꼴찌를 기록한 데 따른 위기의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현기 시의회 의장은 지난달 제322회 임시회 개회사에서 "출생률만 높일 수 있다면 흑묘와 백묘를 따질 때가 아니며 절박하고 절실하며 절감하는 발상의 전환이 요구된다"고 재차 언급하기도 했다.

서울시도 출생률 제고가 시급한 과제인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시의회와 협의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시는 저출생 정책에 적용되는 소득 기준을 완화하거나 폐지하는 방안을 두고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위원회(사보위)와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유산·사산 부부에 대한 대책도 마련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난임 시술을 하다 보면 유산·사산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 인지하고 있다"며 "모자보건법이 통과 됨에 따라 내년 1월부터는 난임 우울 상담센터에서 유산·사산 부부도 지원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