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벌어진 일 맞냐" 계엄파문에 뜬눈 밤샘 충북도민
시민단체·지방의원, 윤석열 대통령 규탄 기자회견
- 박건영 기자
(청주=뉴스1) 박건영 기자 = "이게 정말 21세기에 벌어진 일이 맞습니까."
전날 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부터 4일 오전 계엄령이 해제되기까지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본 충북 도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청주시민 하 모씨(29)는 "교과서로만 보던 계엄령을 실제로는 처음 겪어본 세대로서 어안이 벙벙했다"며 "시민들이 국회 앞에서 무장한 군인들과 대치하는 장면을 라이브로 보면서 이러다 정말 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닌가라는 두려움과 공포가 엄습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이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겠지만, 비상계엄 선포가 정말 최선의 선택이었는지는 아직도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 정 모씨(30)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가뜩이나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민들에게 혼란을 가중시키는 최악의 선택이었다"며 "어제 일로 현재 우리나라가 낭떠러지에 다다랐다는 현실을 몸소 체감하게 됐다"고 토로했다.
진천에서 농사일을 하는 박 모씨(66)도 "살아 생전에 무장한 계엄군을 또다시 보게 될 줄 꿈에도 몰랐다"며 "비상계엄령 선포는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던 외줄을 스스로 끊어버린 셈"이라고 지적했다.
공직사회도 난데없는 계엄령 선포에 밤새 초긴장 상태를 유지했다고 한다.
도내 한 공무원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공직 내부가 매우 혼란스러웠다"며 "혹시 모를 사태에 대기하라는 지시에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말했다.
충북 시민단체는 이날 충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를 규탄했다.
이들 단체는 "계엄은 박정희와 전두환 같은 군사독재 정권이 권력을 연장하기 위해 선택했던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수단"이라며 "윤석열 대통령도 독재정권과 마찬가지로 자기 권력의 위기 앞에서 계엄이라는 비상식적이고 반민주적인 조치를 통해 자신의 무능과 독재를 자인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내란죄에 준하는 망동으로 온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민주주의 시계를 까마득하게 후퇴시킨 윤석열 정권의 종식을 위해 앞으로 투쟁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충북 지방의원들도 이날 오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앞서 전날 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전격 선포했으나 6시간 만에 이를 해제했다.
pupuma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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