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체육회 '짬짜미' 의혹…내수‧가덕체육공원 민간위탁 성사
시민 편의보다 양 기관 자리 만들기 의도 논란
민간 위탁 전환 때 시민 세금으로 인건비 충당
- 박재원 기자
(청주=뉴스1) 박재원 기자 = 충북 청주시와 시체육회 간 자리 만들기 '짬짜미' 의혹이 일고 있는 가덕-내수생활체육공원 민간위탁 전환이 성사됐다(뉴스1 9월 27일‧10월 2일 보도 참조).
23일 열린 시의회 임시회(90회) 경제문화위원회는 시에서 제출한 '가덕생활체육공원 및 내수생활체육공원 민간위탁 동의안'을 원안 의결했다. 이 안건은 시가 시설관리공단에 공공위탁한 가덕‧내수체육공원의 관리권을 민간에 넘겨주는 내용이다.
현재 청주지역 공공체육시설 33곳 중 20곳은 시설관리공단, 11곳은 민간, 나머지는 직영 또는 무상사용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 가덕‧내수체육공원 관리권을 전환하면 민간위탁 시설은 13곳으로 늘어난다.
민간 위탁으로 전환하면 전문 체육지도자가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시설 활용률과 이용률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시설관리‧보수의 한계, 사용료 수입 등 운영관리 불투명, 시설 공공성 악화가 거론된다. 전반적으로 생활체육진흥 등 시설 소프트웨어는 강화할 수 있으나 하드웨어 측면은 약화할 우려가 있다.
시는 오는 11~12월 공모와 심사로 내년부터 3년간 관리할 수탁자를 선정할 예정이지만, 이미 시체육회가 맡을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이번 관리 전환은 체육회 요구로 시작했다. 민선 체육회 전환 후에도 시체육회 사무국장은 관례대로 시청 4급 공무원이 명예퇴직 후 지난 8월 수평 이동했다. 체육회 내부 발탁이 무산되자 김진균 시체육회장은 차선책으로 이범석 시장에게 가덕‧내수체육공원 민간위탁 전환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탁 받으면 이 두 곳을 총괄 관리할 4급 상당 관리직 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에서다. 이렇게 하면 시는 체육회 사무국장 자리를, 체육회는 이와 유사한 체육공원 총괄 관리직을 가져가게 되는 셈이다.
여기에는 시청 내부 반발을 의식한 꼼수도 있다는 분석이 있다. 이 시장 선거 캠프에서 활동한 뒤 임기제로 시청에 들어와 다시 지난 7월 시간선택제 임기제 채용공고로 6급 팀장을 차지한 선거 조력자 때문에 현재 말이 많다. 보직을 받지 못한 6급 직원이 수두룩한 데 휴직으로 공석이 된 팀장 자리를 내부 임용이 아닌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인사로 채우면서 불만이 가득하다.
시는 이를 달래기 위해 체육공원 관리조직에 시청 6급 팀장이 조기 퇴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묻어갈 계획이다. 이런 식으로 팀장 보직이 생기면 불만이 수그러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생활체육진흥과 시민 편의를 위한 목적보다는 수억 원의 시민 세금을 들여 시-체육회 자리 만들기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시는 민간위탁 전환으로 들어갈 1년 인건비가 기존 1억 3500만 원에서 2억 3400만~2억 7400만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기존 기간제 근로자 3명을 8명으로 확충하면서 늘었다. 그러나 이는 총괄 관리직, 팀장 보직용 자리, 추가 정규직은 제외한 비용으로 시‧체육회 노림수까지 더해지면 인건비로 세금이 더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시 관계자는 "인건비는 기간제만 가지고 추정했고, 향후 수탁자를 선정하면 고용승계나 정규직 채용 등은 추가로 협의해 조정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날 상임위 심의 과정에서 시는 "시설관리공단이 체육시설을 운영하면서 질적‧서비스 측면에서 잘 한다고 판단하지 않는다. 다른 전문기관이나 단체에 맡겨 서비스를 개선해야 한다"라며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김성택 경제문화위원장은 "시설관리공단에 체육시설 18곳을 5년간 위탁하기로 한 뒤 1년도 안 돼 2곳을 민간위탁으로 전환하는 게 행정의 일관성이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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