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규제 혁파' 옛 대통령별장 청남대 날개 달다

(청주=뉴스1) 김용빈 기자 = "청남대서 커피 한 잔, 라면 한 그릇 먹게 해달라."

김영환 충북지사의 소박하지만 쉽지만은 않았던 바람이 이뤄졌다. 청남대 민간 개방 이후 21년 만이다.

1983년 지어진 대통령 별장 청남대 인근은 보안과 대청호 수질 보전을 이유로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보호됐다.

2003년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이 청남대 민간 개방을 선언하고 소유권을 충북도로 이관했다.

충북도는 청남대를 관광지로 활용했지만 여전히 상수원보호구역으로 묶이면서 식당이나 카페 같은 편의시설을 일체 설치할 수 없었다.

55만 평이나 되는 넓은 관광지를 도보로 이동하는 관람객들에게 간단한 먹거리도 제공하지 못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청남대 활성화에 목을 맸다. 오랜세월 청남대 발전을 가로막은 낡은 규제라는 족쇄를 하나하나 풀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김 지사는 자신의 SNS에 '커피 한 잔, 라면 한 그릇 먹게 해 달라'며 규제 완화를 호소했다. '낡은 규제 탓에 미치고 팔짝 뛰겠다', '몽매한 규제의 철옹성을 허물어 달라'고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필 편지를 쓰기도 했다.

청남대관리사업소와 충북도 직원들은 환경부와 중앙부처의 문을 쉼 없이 두드렸다.

이런 간절한 바람이 통했을까. 청남대 관람객들에게 음식을 제공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환경부는 지난달 상수원보호구역 내 입지 가능한 공익시설을 추가 명시하는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안을 공포했다.

개정안에 따라 식당과 카페, 모노레일 등의 편의시설 운영이 가능해졌다.

청남대관리사업소는 청남대 대통령기념관 등 두 곳에 휴게음식점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 지사의 바람대로 커피 한 잔과 라면 한 그릇을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관람 환경도 크게 개선된다. 그동안 노약자와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는 청남대와 대청호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망대 접근이 쉽지 않았다.

청남대는 주차장에서 전망대 사이 350m 구간에 20분 간격으로 운행하는 모노레일을 설치하기로 했다.

이를 위한 예산도 충북도의회를 통과했다.

청남대는 이르면 오는 12월부터 음식점 한 곳을 우선 운영하고, 모노레일은 내년 5월까지 설치를 마칠 예정이다.

vin06@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