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풍향계 충북 22대 총선서 '균형' 깨지고 '세대교체' 이뤄졌다

21대 여야 '4대 4'→야당 우위 '5대 3' 재편
현역 줄퇴장 신인 등장…'세대교체' 신호탄

ⓒ News1 양혜림 디자이너

(청주=뉴스1) 엄기찬 기자 = 충북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심 풍향계'로 불린다. 특정 정당에 쏠림이 없고 매번 전국의 민심을 축소해 놓은 듯 한 선거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의 중간평가 성격이 짙었던 22대 국회의원선거에서도 전국 결과와 마찬가지였고, 충북의 표심 변화와 정치지형 재편으로 민심의 흐름을 가늠할 수 있었다.

여당의 '국정안정'과 야당의 '정권심판'이 첨예하게 격돌한 이번 22대 총선에서 충북의 핵심 키워드는 '균형'과 '교체'로 압축된다.

◇여야 '4대 4' 균형추→야당 우위 '5대 3' 재편

21대 국회에서 충북의 8개 선거구는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4곳씩 양분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총선으로 민주당의 '5대 3' 우위로 재편됐다.

민주당은 21대 총선에 5석을 확보해 잠시 우위를 점했으나 자당 의원의 낙마로 치러진 청주 상당구 재선거에서 패하며 국민의힘과 4대 4 힘의 균형을 이뤘다.

그러다가 이번 총선에 청주권 '진보 벨트'로 불리는 흥덕구(이연희), 서원구(이광희), 청원구(송재봉) 수성은 물론 뺏겼던 상당구(이강일)까지 되찾아 청주권을 싹쓸이했다.

여기에 단체장 3명 모두 민주당인 증평·진천·음성 선거구(임호선)까지 수성에 성공하면서 국민의힘과 팽팽했던 힘의 균형을 깨고 다시 우위에 올라섰다.

반면 국민의힘은 현역을 전면에 배치하고 배수의 진을 친 끝에 충주(이종배), 제천·단양(엄태영), 보은·옥천·영동·괴산(박덕흠)을 간신히 방어하는 데 그쳤다.

특히 보수 텃밭으로 낙승을 거뒀던 4년 전과 달리 전체 선거판을 뒤흔든 '정권심판'의 높은 파도를 맞아 이들 3개 선거구에서도 녹록지 않은 승부를 벌였다.

◇현역 줄줄이 탈락…지역정치 '세대교체' 신호탄

이번 22대 총선에서 소위 '비명횡사'로 비유되는 민주당발 세대교체 바람은 충북에도 거세게 불었다. 예선 통과가 무난할 것으로 보였던 현역들이 줄줄이 낙마했다.

특히 적게는 수년에서 많게는 수십 년까지 지역 정치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던 인물들이 본선도 밟지 못하고 대거 탈락하면서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청주 상당구에서는 3선 의원(17~19대)을 지낸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경선에서 패했고, 청원구에서는 5선의 변재일 의원이 공천에서 배제됐다.

흥덕구에서는 4선을 노리던 도종환 의원이 경선에서 고배를 마셨고, 서원구에서는 이장섭 의원이 재선을 노렸으나 경선에서 떨어졌다.

국민의힘에서는 청주 상당구 공천을 받은 현역 정우택 의원이 '돈봉투 수수' 의혹이 불거지면서 공천이 취소돼 다른 주자에게 본선행 티켓을 내줬다.

현역들의 줄퇴장으로 이번 총선은 정치신인의 등용문이 됐고, 전체 8개 선거구 가운데 절반인 4곳에서 초선 의원 등원을 앞두고 있다.

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지역 정치를 오랫동안 쥐락펴락했던 인물들이 물러나서 기대감이 크다"며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탄이 되길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또 다른 관심사였던 '충북 첫 여성 지역구 의원 탄생'은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국민의힘 김수민 후보(청주 청원구)가 패하며 다음으로 미뤄졌다.

핵심 관전 포인트였던 '지역구 첫 6선 의원 탄생' 역시 5선의 변재일·정우택 의원이 나란히 예선에서 탈락하며 일찌감치 관심 밖이 됐다.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