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D-20]"뚜껑 열어봐야"…제천·단양, 절대 강자 없는 '다자구도'

보수 집권 프리미엄에 도전장…한 치 앞 모르는 '각축전' 양상
엄태영 재선 최대 관심사…이경용·이근규·권석창 '자신만만'

왼쪽부터 이경용·엄태영·이근규·권석창 후보.2024.3.20/뉴스1

(제천=뉴스1) 이대현 기자 = 22대 총선 충북 제천·단양 선거구는 전통적인 보수 강세에도 절대 강자 없는 다자구도를 형성하면서 '각축전' 양상이다.

여야 양자 대결 구도에 익숙했던 지역구 유권자들이 처음 접하는 '다당다자' 구도에 어떤 선택을 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 지역구에선 재선을 노리는 국민의힘 엄태영 후보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이경용 후보, 새로운미래 이근규 후보, 무소속 권석창 후보가 경쟁한다. 변수가 없다면 이런 '4파전' 대결 구도는 본선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선거를 20일 앞둔 각 후보 진영은 목 좋은 곳에 선거사무소를 여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캠프에 모여 조직을 정비하고 총선 승리 전략을 다듬는 등 본선 필승을 위한 막바지 담금질이 한창이다.

이 선거구의 최대 관전 포인트는 무엇보다 엄 후보의 재선 여부다. 지역 유권자들은 현역 의원 중도 하차로 보궐선거를 치른 경험이 있는 데다 당선했다가 그 다음에 낙선하고 또 당선하는 이른바 '퐁당퐁당' 의원만 배출한 터라 '다선 중진 의원'에 대한 갈증이 늘 존재해 왔다.

현역인 엄 후보는 전통적인 보수 텃밭으로 손꼽히는 이 지역구에 찾아온 '보수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워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실제로 이 선거구에선 21대 총선에 이어 대선과 지선에서도 국민의힘이 완승했다.

엄 후보는 "이 지역에서는 현재 다양한 대형 국책 사업들이 진행 중"이라며 "그동안 지역에 한 번도 없었던 집권여당의 힘 있는 재선 의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0대 총선 때 경선 패배의 아픔을 안겼던 권석창 후보의 무소속 출마는 '보수표 분산'을 걱정해야 하는 엄 후보에게 큰 부담이다.

공천 후유증 없이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따낸 이경용 후보는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모습이다.

최근엔 공약이행률 논란 이슈를 선점하면서 엄 후보와의 1대 1대 여야 대결 구도를 형성하는 분위기다.

본선에선 정권 심판론을 내세워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는 각오다.

이 후보는 "힘 있는 야당이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견제해 줘야 한다는 기대가 있다"며 "이제는 지역을 변화시키고 중앙 지원도 받아낼 수 있는 정책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네거티브 공방에 몰두하는 사이 유권자들 입에서는 '정책 대결은 뒷전'이라는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도 '깜짝 놀랄 이변'이 연출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2014년 지방선거에서는 이근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 최명현 후보를 꺾는 대이변을 연출했다. 이번 총선에서도 이 후보는 '사상 첫 민주당 계열 제천시장'이란 타이틀을 내세워 지층들을 결집하고 있다.

이 후보는 "2014년 사상 첫 민주당 출신 제천시장을 만들었다"며 "4·10 총선에 당선돼 마음의 빚을 다 갚을 수 있도록 한 번 더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권석창 후보는 20대 총선 국민의힘 경선에서 엄 후보를 이긴 경험치를 바탕으로 자신감을 드러내고 있다.

공천 배제로 소속 정당의 조직력은 부족하지만 현역 의원을 쉽게 따돌릴 정도의 탄탄한 조직력을 갖췄다고 자평한다.

권 후보는 "잠시 당의 옷을 벗고 대의를 향한 길을 계속 걸어가고자 한다"며 "지역주민의 뜻을 받들고 염원을 절대 잊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전·현직 국회의원, 전직 시장 간의 자존심 대결, 제천고등학교 선후배 간 동문 대결 등 복잡하게 얽혀있는 대결 구도는 판세를 더욱 가늠하기 어렵게 한다"고 분석했다.

lgija20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