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공포 괴산댐 월류'…대책은 흐지부지[결산 2023]

다목적댐 전환 등 대책 촉구 목소리…리모델링 용역 위안
괴산군 집중호우 위기 대처 능력 돋보여…인명 피해 줄여

편집자주 ...2023 계묘년이 벌써 끝자락이다. 코로나19 엔데믹으로 일상을 회복하면서 기대가 컸던 한 해였다. 올해의 성과와 해 넘기는 충북의 현안을 짚어 본다.

지난 7월15일 발생한 괴산댐 월류 모습.(자료사진)/뉴스1

(괴산=뉴스1) 엄기찬 기자 = "집중호우로 불어난 유량을 감당하지 못해 월류와 함께 침수 피해를 반복하는 충북 괴산댐을 다목적댐으로 전환해야 한다."

올해 여름 집중호우로 괴산댐 월류(越流·물이 댐을 넘쳐흐르는 것)가 발생한 이후 지역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는 간절한 목소리다.

발전용으로 지어져 물관리 능력이 떨어지는 괴산댐을 홍수 조절 능력을 갖춘 다목적댐으로 전환해 댐 상·하류의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바람이지만, 쉽지가 않다.

22일 괴산군에 따르면 1957년 완공한 괴산댐은 순수 국내 기술진이 설계·시공한 우리나라 최초의 발전용 댐이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장마철만 되면 '공포의 대상'이 됐다.

괴산댐은 홍수 대비용이 아닌 터라 홍수 조절 능력이 부족하다. 저수한 물을 발전 목적으로만 방류하기 때문에 물관리는 물론 홍수 조절이 제한적이다.

유역면적(671㎢) 대비 저수용량(1533만톤)이 적어 댐 수위 증가 속도가 빠르고, 계획홍수위 도달 시간이 짧아 홍수에 매우 취약하다는 지적도 많다.

괴산댐은 1980년 7월에도 월류가 발생했다. 2017년에는 3일간 149㎜의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 조절 실패로 큰 피해를 남겼다. 올해도 같은 일이 반복됐다.

괴산은 물론 댐 하류으로 방류와 월류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충주에서까지 근본적인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피해 반복 때문이다.

하지만 환경문제, 관리주체 등 기관 간 이해관계 등 여러 문제가 얽히고설키며 뚜렷한 대책이나 해법 논의 없이 매번 흐지부지되고 있다.

그나마 괴산군의 괴산댐 준설과 여수로 설치 요구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올해 괴산댐 리모델링 용역 시행에 나선 것은 위안이다.

인구감소지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초대 회장을 맡은 송인헌 괴산군수가 취임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뉴스1

괴산댐이 올해 여름 큰 아픔을 남기긴 했지만, 괴산군의 뛰어난 위기 대처 능력과 지역사회의 저력을 보여주는 계기도 됐다.

지난 7월13~15일 괴산에는 4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지면서 괴산댐 상·하류 곳곳이 침수되고 범람하는 피해가 났다. 이것도 괴산군의 빠른 대처로 최소화했다.

당시 괴산군은 괴산댐 월류 전 호우경보에 따른 대규모 피해 발생을 예상하고 자체적으로 비상3단계(충북 비상2단계)를 가동했다. 전 직원 총력 대응이었다.

그런 덕에 비록 농경지와 시설 등의 피해는 있었으나 괴산댐 월류와 달천강 범람 전에 주변 마을 주민을 모두 대피시키면서 인명 피해를 막았다.

괴산군은 지난 여름 수해로 큰 시련을 겪었지만, 올해 의미 있는 성과도 냈다. 대규모 공모사업 선정으로 5232억원(99건)의 정부예산 확보가 대표적이다.

△예산 규모 역대 최대 7890억원 확정 △2024년 정부예산 역대 최대 3050억원 확보 △2023년 군민 1인당 예산액 도내 1위 등도 대표적인 성과다.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전국 89개 인구감소지역 시장·군수·구청장 협의회 출범과 초대 협의회장을 송인헌 괴산군수가 맡은 것도 큰 성과 중 하나로 꼽힌다.

sedam_081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