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은군민 우습게 보나"…'산사태' 봉계터널 전면통제 장기화 성토

농가 소득 큰 몫 보은대추축제 코앞인데 부분개통조차 불가
석달째 20여㎞ 군도로 우회… 당국 "안전 담보 통행은 무리"

산사태로 양방향 통행이 전면 통제된 국도 19호선 보은 봉계터널 일대. (보은군 제공) /뉴스1

(보은=뉴스1) 장인수 기자 = "석달이 다 되도록 가만히 있다가 며칠 전부터 공사를 하니 보은군민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 보은대추축제가 코앞인데 아무런 대책이 없었단 말이냐?"

보은지역 한 노인회장이 보은국토관리사무소와 충북도로관리사업소에 내뱉은 쓴소리다.

충북 보은군과 군민들이 국도 19호선 봉계터널 일대 양방향 통행 전면통제가 장기화되자 불만의 소리를 키우고 있다.

7일 보은군과 이 지역 주민들에 따르면 전날 오후 산외면행정복지센터에서 국도 19호선 봉계터널 부분 개통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최재형 보은군수를 비롯해 박경숙 충북도의원 등 지역 정계 인사, 지역 노인회장, 보은국토관리사무소와 충북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최 군수는 이날 "보은군민들이 4년만에 야심차게 준비했고 보은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는 대추축제기간 만이라도 국도 19호선 봉계터널을 부분 개통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대책 마련을 촉구했지만 같은 대답만 듣고 있다"며 " 봉계터널 부분 개통을 위해 군수가 책임 각서라도 쓰고 싶은 심정"이라고 덧붙였다.

박 도의원도 "더 이상 무너지지 않는다면 일부 시급하게 보강해 대추축제때는 부분통행을 해야 한다"며 "대추축제때 국도 19호선을 완전히 막으면 이는 보은군민들은 전혀 안중에도 없는 것인 만큼 적극 행정을 권한다"고 강조했다.

산외면 한 이장은 "보은대추축제와 군민들의 교통 불편을 조금만이라도 생각했다면 조기 안전조치 후 부분개통이 가능한데 가만히 있다가 며칠 전에 공사를 한다고 하니 기가 막히다"고 꼬집었다.

이어 "군민들이 우회도로를 이용하다 교통사고 날 확률이 봉계터널 부분개통 후 낙석 발생으로 인한 사고확률보다 훨씬 높다"고 성토했다.

봉계터널 관리 기관인 보은국도유지사무소측은 이 자리에서 "이행 절차를 끝내고 공사에 들어갔다. 11월까지 가능한 빨리 진행하겠다"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충북도로관리사업소 관계자도 "도민이 안전을 담보로 통행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했다.

국도 19호선 청주~보은 구간에 위치한 봉계터널은 양방향 갱구 경사면의 토사가 흘러내리는 사고로 인해 지난 7월17일 오후 4시 전면 통행금지됐다.

도로가 막히면서 이 구간을 오가는 차량들은 봉계삼거리부터 산외면 이식리까지 20여㎞를 군도 8호선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하루 9000대가 넘는 차량(지난해 교통량조사 기준)이 구불구불한 편도 1차로 도로를 20여분 돌아가는 불편을 겪고 있다.

매년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큰 몫을 하는 보은대추축제(10월13~22일) 성공 개최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jis490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