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층수별 에어매트, 훈련법 제각각…소방청 이제야 '통합 매뉴얼' 추진
"각 소방서 사정에 맞게 구매, 제조사 설명서로 훈련했었다"
- 권혜정 기자, 이설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이설 기자 = 경기 부천 한 호텔 화재에서 투숙객 2명이 소방당국이 설치한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는데도 사망하며 에어매트 실효성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소방청 차원의 에어매트 관련 '통합 매뉴얼'이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소방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에어매트 통합 매뉴얼을 만들어 소방대원 대상 훈련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23일 소방청 관계자는 <뉴스1>에 "에어매트 설치·훈련 등의 내용을 담아 소방청 차원의 통합 매뉴얼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현재 '에어매트' 설치·훈련과 관련해 소방당국 차원의 '통합 매뉴얼'은 없다. 각 소방서별로 에어매트를 구매, 에어매트 제조사에서 안내하는 설명서에 따라 훈련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에어매트의 종류가 많을 뿐만 아니라 각 소방서마다 각자의 사정에 맞게 5층짜리, 10층짜리 등 다양한 에머매트를 구매하기 때문에 구매 후 제조사가 안내하는 사용 설명서에 따라 대원들이 훈련을 진행해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는 제품의 종류와 관계 없이 일반적으로 통용하는 에어매트에 관한 매뉴얼을 만들어 이를 기준으로 대원 훈련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방청은 에어매트를 설치했을 때 시민들이 안전하게 뛰어내릴 수 있도록 시민 대상 홍보도 강화하기로 했다. 대국민 안전교육에 에어매트 사용 방법에 관한 내용을 보강하고 소방본부 체험관에서의 훈련에도 해당 내용을 포함할 예정이다.
소방청 관계자는 "설치할 때 유의사항, 사용 방법 등에 대한 내용을 넣은 통합매뉴얼을 만들어 대원 훈련을 강화할 것"이라며 "해당 매뉴얼을 표준작전절차(SOP)에 포함하는 여부에 대해서는 고민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전날 오후 7시 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의 지상 9층짜리 모텔 7층의 한 객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이 나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특히 사망자 중 남녀 2명의 경우 화재 발생 뒤 투숙객 대피를 위해 소방대원들이 건물 밖에 설치해 놓은 에어매트로 뛰어내렸으나 결국 사망했다.
현장 목격자에 따르면 한 여성이 '살려주세요'라고 크게 외친 뒤 에어매트 위로 떨어졌고, 곧바로 에어매트가 뒤집어졌다. 이어 다른 남성이 곧바로 뒤집힌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렸다. 앞서 뛰어내린 여성은 에어매트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 쪽으로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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