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기 치냐?”…과거 지갑 훔친 동창생 머리 친 40대, 2심 감형

1심 벌금 50만원→2심 벌금형 선고유예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식당에서 우연히 자신의 지갑을 훔친 고교 동창생을 만나 “아직도 사기치고 다니냐”며 명예훼손적 발언을 하며 머리를 친 혐의로 기소돼 벌금형을 선고받은 40대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폭행 혐의로 기소된 A 씨(40)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벌금 50만원)을 파기하고 벌금형의 선고를 유예한다고 23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7월11일 오후 9시30분쯤 강원 원주의 한 식당에서 과거 자신의 지갑을 훔치는 등 절도를 저질러 처벌을 받은 고교 동창생 B 씨(39)를 우연히 마주치게 됐다.

당시 A 씨는 B 씨에게 다가가 “너 아직도 사기치고 다니냐”, “너 나한테 미안해야 하는 거 아니냐” 등의 말을 하며 머리 부위를 1차례 때린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수사기관에서 “과거 사건으로 인해 피해자에게 서운한 마음이 있었고, 이에 피해자로부터 사과받고자 하는 마음에 손으로 머리를 쳤다”고 진술했다. 이들은 과거 가깝게 지냈던 고등학교 동창 사이였으나 2015년 B 씨가 A 씨의 지갑을 훔쳐 형사처벌을 받은 이후 서로 연락하지 않고 지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원주지원은 “피해자가 수년 전 피고인의 지갑을 절취하고 이를 배상하지 않은 전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식당 내 여러 사람이 있는 가운데 명예훼손적 발언을 하면서 폭행한 행위는 충분히 처벌받을 만한 행위”라고 벌금형을 선고했다.

A 씨는 사실오인과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사건을 살핀 2심은 “피고인이 행사한 유형력의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며,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에 다소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다”며 형량을 낮췄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