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법 위반' 강원 첫 기소 건설업체 대표 집행유예

징역 1년 집유 2년…업체엔 벌금 5000만원 선고
현장소장도 징역 10개월에 집유 2년…실형 면해

춘천지법 전경./뉴스1

(춘천=뉴스1) 이종재 한귀섭 기자 = 강원지역에서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처음 기소된 건설업체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으며 일단 실형을 면했다.

춘천지법 형사3단독 박성민 부장판사는 8일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건설업체 대표이사 A 씨(68)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해당 건설업체엔 5000만 원의 벌금형을 각각 선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현장소장 50대 B 씨에겐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A 씨 등은 지난 2022년 2월 26일 춘천교육지원청 이전 공사 현장에서 안전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아 노동자 C 씨를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C 씨는 관리감독자의 작업지휘 없이 철근 콘크리트 절단 작업을 하던 중 안전 난간 없는 이동식 비계에서 1.8m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

검찰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아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판단, 도내 첫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A 씨 등을 기소했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A·B 씨에겐 각각 징역 1년 6개월을, 해당 건설업체엔 벌금 2억 원을 구형했다.

이날 선고 공판에서 박 부장판사는 "안전관리자도 없고 이동식 비계 설치도 하지 않는 등 근로자 추락 방지를 위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았다"며 "현장 관리소장도 업무 수행을 제대로 하지 않고, 안전보건관리책임자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판사는 "피고인들의 행위로 인한 근로자 사망사건이 발생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다만 피해자 유족과 합의한 점, 사고 이후 중대재해처벌법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용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강원지역본부 노동안전부장은 이날 판결 선고 이후 "사건 이후 2년 반이 지나서야 1심 결과가 나왔다"며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사건에 대해 대검과 검찰, 고용노동부에서 엄중하게 수사하고, 강력하게 처벌하겠다고 해 기대했으나, 처벌 수위가 공식처럼 비슷한 형량이 선고되고 있다. 항소심에서는 엄중하고 엄격한 판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