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장주 굉장히 힘들어해…술만 마셔” 첫 ASF 확진에 인근 농장 초긴장

21일 ASF 양성판정 받은 뒤 1200마리 살처분 진행 중
행안부, 농가 방문해 현장 점검 진행

강원 철원 갈말읍 내대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방역당국이 농가로 향하는 도로를 차단하고 있다. 2024.5.22 한귀섭 기자

(철원=뉴스1) 한귀섭 기자 = 올해 강원도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한 철원 갈말읍 내대리의 한 양돈농가 앞에는 통행이 차단된 채 긴장감이 감돌았다.

ASF 확진판정이 난 농가 안에는 마스크와 방역복 차림을 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움직였다. 굴착기와 장비 차량이 쉴 새 없이 들어갔다. 농가 500여m 앞부터 입구 바로 근처까지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외부인과 차량통행을 막았다. 한편에는 소독약도 한상자가 갖춰져 방역당국이 오가면 뿌리며 방역에 극도로 신경을 썼다.

바리케이드엔 'ASF 차단방역 조치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합니다'란 푯말이 붙어있었다.

방역복 차림을 한 관계자들이 분주하게 오가고 각종 차량이 농가 안으로 들어가자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관광객들이 무슨 일이 있냐고 묻기도 했다. 다만 농가 안에는 방역을 이유로 모든 외부인 통제돼 농가 내부는 직접 볼 수는 없었다.

앞선 전날 철원군 갈말읍 소재 한 양돈농장에서 ASF 양성이 확인됐다. 해당 농장주는 사육 중인 돼지들이 잇따라 폐사하자, 같은 날 오전 철원군에 신고했다. 이후 동물위생시험소 가축방역관이 시료를 채취해 정밀검사를 실시, 양성판정이 확인되면서 최종 확진됐다.

강원 철원 갈말읍 내대리의 한 양돈농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가운데 22일 농가 인근에 출입금지 안내문이 세워져 있다. 2024.5.22 한귀섭 기자

해당 농가에서는 1200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었다. 방역대엔 철원과 경기 포천도 포함돼 있으며 65개 농가에서 14만 4302마리의 돼지를 사육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 관계자는 “현재 살처분이 진행 중이며, 언제 끝나는지는 모른다”고 답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양돈농가 현장을 방문해 가축전염병 대비·대응태세를 점검했다. 진명기 사회재난실장은 현장 철원군 관계자에게 초동방역 조치상황을 보고받고, 지자체 역량을 총동원한 대응태세 구축을 당부했다.

정부는 인접지역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발생지에 초동방역팀 2명을 투입하고, 살처분과 일시이동중지 48시간 명령을 즉각 조치했다. 또 철원군은 방역관리 강화를 위해 거점소독시설 2개소를 설치하고 농장전담관 22명을 배치했다.

전권표 대한한돈협회 철원지부장은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모임은 모두 취소된 상태다”며 “문제는 연말에 사룟값 결제와 은행이자를 내야 하는데, 이동제한이 걸려 모두 걱정이 큰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ASF 확진 농장주가 굉장히 힘들어해 술만 마시는 것으로 안다”며 “더이상 ASF 확진이 나오지 않도록 철원군과 강원도가 신경을 써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도 관계자는 “ASF 추가 확진을 막기 위해 모든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ASF 의심이 들면 즉각 관계기관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