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과 영원의 만남'…횡성 대표 전통장례문화축제 개막

제36회 횡성 회다지소리 민속문화제
27~28일 우천면 정금마을 일대서 열려

27일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정금마을에서 제36회 횡성회다지소리민속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 공연이 포함된 '강원 무형유산 제4호' 횡성회다지소리 원형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2024.4.27/뉴스1 ⓒ News1 이종재 기자

(횡성=뉴스1) 이종재 기자 = “에헤라 달회~”

27일 오전 강원 횡성군 우천면 정금마을에선 상여를 메고 한 발짝 옮길 때마다 읊조리는 상엿소리가 우렁차게 퍼졌다.

이날 전통 장례문화 축제인 제36회 '횡성 회다지소리 민속문화제'를 찾은 관광객들은 평소 들을 수 없었던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를 직관하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구불구불한 마을 길과 외나무다리 등 장애물을 지나 장지로 향하는 상엿소리 행렬은 관광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김모 씨(33·여)는 "삶과 죽음을 테마로 한 장례문화 축제가 엄숙한 분위기 속에 '회다지소리'란 전통 민요와 율동이 더해져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았다"며 "전통 장례 의식은 처음 보는데, 사실적으로 잘 표현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27일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정금마을에서 제36회 횡성회다지소리민속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 공연이 포함된 '강원 무형유산 제4호' 횡성회다지소리 원형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2024.4.27/뉴스1 ⓒ News1 이종재 기자

'회다지소리'는 우리 전통 민요로서 사람이 살다 흙으로 돌아가는 마지막 순간을 마무리하는 노래다. 긴소리의 느린 가락으로 시작해 점점 빨라지는 '횡성 회다지소리'는 다른 지역 소리와 비교해 소리 자체엔 큰 특징이 없으나, 몸동작과 발을 구르는 방법이 다양하게 변화하는 특징이 있다.

횡성 회다지소리 전승보존회는 이날 행사에서 민속문화제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상여 행진, 장지 도착, 회다지로 이어지는 장례 의식을 완벽 재현했다.

횡성 회다지소리는 강원 무형유산으로서 지난 1984년 전국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았다.

횡성 회다지소리 민속문화제는 태기 문화제로 시작한 마을 단위 민속문화제다. 회다지소리 전승보존회 주관, 횡성군 지원으로 열린 이번 36회 민속문화제는 지역의 전통 소리에 담긴 애환과 공동체성을 주제로 기획돼 27~28일 이틀간 이어진다.

이날 행사 개막에 앞서선 횡성 회다지소리 원형 공연이 펼쳐졌다.

27일 강원도 횡성군 우천면 정금마을에서 제36회 횡성회다지소리민속문화제가 열리고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평소 볼 수 없었던 상엿소리와 회다지소리 공연이 포함된 '강원 무형유산 제4호' 횡성회다지소리 원형 공연이 펼쳐져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2024.4.27/뉴스1 ⓒ News1 이종재 기자

개막공연으론 황해도 무형문화재 제3호 '서도선소리'와 2024년 강원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횡성어러리' 공연이 이어졌다.

횡성 회다지소리 발상지인 정금마을 주민들은 횡성 회다지소리 전승보존회와 함께 매년 원형공개 행사 등을 개최한다.

이와 함께 이번 행사 마지막 날인 28일엔 판소리와 정금마을 장례문화 '대도둠놀이'(장례 전날 온 마을 주민들이 모여 떠나는 이를 기억하고 상주를 위로하는 상여 놀이이자 공동체 소리), 강원도 아리랑, 지역 전통 예술단체 공연이 준비돼 있다.

관광객을 위한 마당 행사로는 목공 체험, 소원지 쓰기, 장례문화 사진전, 관람객 회다지 체험, 지역 농산물판매 등이 운영되고 있다.

손충호 축제위원장은 "올해는 횡성 회다지소리가 (전국 민속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은 지 40주년이 됐고, 횡성어러리가 강원 무형유산으로 지정된 뜻깊은 해"라고 말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