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동거녀 191회 찔러 살해한 20대 오늘 항소심… 법원 판단은?

1심 "우발 범행" 징역 17년 선고… 검찰과 피고인 모두 항소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강원 영월에서 결혼을 전제로 동거 중이던 여자 친구를 191회 차례나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7년을 선고받은 20대 남성의 2심 선고 공판이 17일 열린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민지현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2시 살인 혐의로 기소된 류모 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앞서 열린 2심 결심공판에서 "류 씨에게 징역 2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류 씨는 범행 당시 피해자 A 씨를 흉기로 191번 찔러 숨지게 하는 등 범행 수법이 중대하고 참혹하다"며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남겼는데도 1심 형량은 너무 낮다"고 밝혔다.

반면, 류 씨 측은 그간 재판에서 '범행 당시 류 씨가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해 왔다. 류 씨는 1심 재판에서 "이유를 진짜 모르겠다. 그냥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내가 찌르고 있었다"며 울음을 터뜨리는 등 범행 동기를 정확히 밝히지 않았다.

류 씨는 작년 7월 24일 낮 12시 47분쯤 영월군 영월읍 덕포리의 한 아파트에서 결혼을 약속했던 동거녀 A 씨(23)를 흉기로 191회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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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앞서 류 씨는 수개월간 옆집 주민과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어 경찰이 개입할 정도였다. 또 결혼을 앞두고 늘어난 부채로 경제적 문제에도 시달렸다.

그러던 중 류 씨는 사건 당일 A 씨와 말다툼을 벌였고, A 씨로부터 "정신지체냐"는 말을 듣고 격분해 흉기를 휘둘렀다.

A 씨를 여러 차례 찌른 류 씨는 '오빠'란 말을 듣자, 그 입을 막은 뒤 또 여러 차례 찔렀고, A 씨가 쓰러진 뒤에도 100회 이상 흉기로 찔러 A 씨를 살해했다.

범행 뒤 경찰에 신고하고 자해를 시도했던 류 씨는 이후 수술과 중환자실 치료를 받은 뒤 수사를 거쳐 구속돼 법정에 섰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피고인의 이 사건 범행은 결혼을 전체로 동거하던 피해자를 주거지에서 무참히 살해, 잔혹성 등 범행 정황이 무겁다"며 "유족들로부터 용서받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1심 재판부는 "극도의 스트레스 중 격분해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경찰에 곧바로 신고한 점, 검찰이 앞서 유족 측에 보호금으로 지급한 4000만여원을 피고인 가족이 구상 절차를 통해 부담한 점 등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며 징역 17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과 류 씨 측은 각각 항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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