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 끌고, 택시 타고, 일꾼 뽑으러 왔다"…강원 곳곳 표심 행렬(종합)
자녀 손 잡고 투표소 온 원주 부모…한 표 위해 택시 탄 춘천 고령자
산불 피해 회복 기대한 강릉 시민…강원 낮 12 투표율 19.6% 기록
- 신관호 기자, 한귀섭 기자, 윤왕근 기자, 이종재 기자
(강원=뉴스1) 신관호 한귀섭 윤왕근 이종재 기자 = “누구든 약속을 꼭 지켜주길 바랍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본 투표가 시작된 10일 강원 ‘빅3’ 도시인 춘천과 원주, 강릉에선 유권자들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며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유모차를 끌거나 자녀 손을 잡고 투표소를 찾은 부모, 택시에서 하차해 투표소 앞을 향하는 고령자, 산불 피해가 회복되길 바라며 투표용지를 손에 든 시민 등 다양한 유권자들이 마음에 둔 후보에게 한 표를 줬다.
1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이날 오전 강원 수부도시 춘천의 남부초교 1층에 마련된 투표소에는 택시를 타고 와 한 표를 행사한 고령자와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들이 있었다.
그중 취업을 준비하는 A씨는 “찍을 후보가 없어 투표를 망설였지만, 한 후보가 아파트까지 와 인사하는 걸 보고 따뜻한 마음을 느꼈다”며 “지역에서 대학을 나왔지만 일자리가 너무 없다. 누가 당선되도 지역 일자리는 많이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강원 격전지면서 최다 선거인수를 기록한 원주에선 부모 유권자들의 모습으로 가득했다. 원주 혁신도시 투표소 중 한 곳인 반곡‧관설동 행정복지센터 2층엔 자녀들의 손을 잡고 한 표를 행사한 유권자들을 볼 수 있었다.
부부 유권자 B씨와 C씨는 기표소 앞에서 자녀를 돌보며 투표용지를 받아 신속하게 한 표를 행사했다. 자녀들이 기표소 앞에서 “엄마, 아빠 누구 뽑았어?”라고 묻자, 아버지 B씨는 “지금 물어보면 안 돼. 나가서 얘기해”라고 답하며 급히 투표소를 빠져나갔다. 다른 유권자 D씨도 자녀가 “나도 이거 할래”라고 하자, “크면 해”라며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이런 풍경에 투표 사무원들도 유권자의 자녀를 잠시 돌봐주기도 했고, 투표소 밖에선 유모차, 킥보드를 탄 어린이와 함께 온 부부 유권자를 위해 안전조치를 실시했다.
같은 날 강원 동해안 대표도시 강릉의 안현동 경포대초교에선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의 권리행사가 이뤄졌다. 이 투표소는 작년 4월 11일 발생한 산불 피해지인 경포도립공원과 가까운 곳이다.
E씨는 “산불이 전선이 끊어지면서 난 것으로 이미 결론이 났는데, 공식적인 원인규명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새 일꾼이 피해주민들을 위해 관련 절차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작년 4월11일 오전 강릉 난곡동의 야산에서 불이났다. 이른바 '강릉산불'이다. 강원 대형산불 중 최대 '도심형 산불'로 꼽힌다. 산림 120.7㏊ 불에 탔고, 주민 274가구 551명이 보금자리를 잃었다. 274억 원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한편 이날 낮 12시 강원 전체 유권자 133만1959명(선거일 투표 89만434명) 중 26만1542명(19.6%)이 투표에 참여했다.
skh881209@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