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우지 말고 꽃처럼 아름다운 정치하길"…경포 벚꽃축제 유권자 바람
인천서 온 나들이객 "선거 내내 '계양을 다툼' 피로감"
"물가, 출산율 최악…정쟁 아닌 민생 챙겨라" 주문
- 윤왕근 기자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제발 싸우지들 말고, 벚꽃처럼 아름다운 정치하세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본투표일인 10일 벚꽃이 만개한 강원 강릉 경포도립공원 일대에는 완연한 봄날을 만끽하려는 나들이객으로 북적였다. 나들이객 대부분은 사전투표를 통해 이미 소중한 한표를 행사하고, 휴무일인 본투표일을 이용해 강릉에 꽃놀이를 나왔다.
마침 이날은 '경포벚꽃축제'의 마지막날. 축제장에는 한 손에 커피를 들고 벚꽃 경치를 만끽하려는 봄손님으로 가득했다. 이에 경포호수 일대 도로는 이른 시간부터 주차장이 됐다.
가족, 연인단위 관광객들이 벚꽃을 배경 삼아 '인생샷'을 찍는데 여념 없었다. 또 바람이 다소 불면서 벚꽃이 비처럼 내려 아름다움이 더했다.
대부분 사전투표를 통해 권리를 행사했다는 나들이객은 각자 지역구의 '예비 일꾼'들에 대한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계양을'이 속한 인천에서 온 한 나들이객은 "제발 싸우지들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박 모 씨(30대)는 "직접적인 지역구는 아니지만, 이번 선거기간 인천에서 벌어지는 잡음과 다툼이 전국에 알려져 시민으로서 피로감을 느꼈다"며 "선거가 끝나 그 꼴 안 볼 생각하니 속이 후련하다"고 말했다.
김진성 씨(57·서울)는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출산율은 바닥을 모르고 떨어진다고 하는데 너무 걱정"이라며 "제발 정쟁에만 몰두하지 말고 이 벚꽃처럼 아름다운 정치를 하라"고 주문했다.
3살 아이 엄마라는 최 모 씨(36·춘천)는 "우리 아이가 어떤 세상을 살아갔으면 좋겠는지 고민을 거듭해 한 표를 행사했다"며 "대통령을 지킨다느니, 당대표를 지키니 하지 말고 국민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경포 외에도 안목커피해변 등 강릉지역 해변관광지에도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봄날씨를 즐기는 가족·연인 단위 관광객으로 가득했다.
한편 이날 지난해 4월 악몽 같은 화마(火魔)의 피해를 입은지 딱 1년을 앞둔 강릉 산불 피해지 투표소에도 유권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지난해 4월 11일 발생한 강릉 산불 피해지인 경포도립공원과 가장 가까운 경포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한 산불피해주민 김남훈 씨(76)는 "산불이 전선이 끊어지면서 난 것으로 이미 결론이 났는데, 공식적인 원인규명과 보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새 일꾼이 피해주민들을 위해 관련 절차에 힘을 실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투표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권자도 "1년이 지나면서 지역 피해는 어느 정도 아물고 있지만, 사람들 대부분 마음의 상처는 여전하다"며 "이번에 뽑힌 국회의원이 어떻게 일해주느냐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선거는 이날 오후 6시까지 도내 664곳 투표소에서 실시된다. 투표할 때는 반드시 본인의 주민등록증·여권·운전면허증 등 관공서 또는 공공기관이 발행한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
wgjh654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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