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악몽 재현되나"… 강원 영동 '70㎝ 눈폭탄'에 아수라장

강릉시 주요 도로엔 제설차 '사이렌 소리' 가득
일부 지역선 차량 고립도… 산간 마실버스 중단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22일 강릉시 구정면의 한 마을 진입로에 트럭이 눈에 빠져 고립돼 있다. 2024.2.2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강릉·속초=뉴스1) 윤왕근 기자 = 최근 사흘간 70㎝에 가까운 '눈 폭탄'이 내린 강원도 영동지역 곳곳에서 차량이 고립되고 나무가 쓰러지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이 지역엔 23일까지 최대 30㎝ 안팎의 눈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영동권 지자체는 앞서 11일 동안 기록적 폭설을 기록했던 2014년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도록 눈 피해 최소화를 위해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22일 오전 강원도 강릉지역 주요 도로에선 폭설에 막힌 도로를 뚫기 위해 나온 제설 차량의 사이렌 소리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강릉시 도로과 소속 직원 183명은 밤새 뜬눈으로 덤프트럭 등 장비 50대를 투입해 주요 도로 25개 노선 304.5㎞에 대한 제설작업을 실시했다. 염화칼슘 200톤과 소금 800톤이 0 도로에 뿌려졌다.

이 같은 노력 덕에 강릉 시내 주요 도로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흐름에 큰 문제를 보이는 곳이 없는 상태다. 그러나 제설 차량이 쉴 새 없이 눈을 치워도 다시 거세지는 눈발 탓에 작업자들의 고생이 계속되고 있다.

강릉 시내와 달리 폭이 좁은 마을 길 곳곳에선 차량이 고립돼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강릉시도 12호선(안반데기 진입로) 4.6㎞ 구간 등 일부 도로도 밤새 내린 눈 탓에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강릉 시내버스의 경우 65개 노선 전 구간이 운행되고 있지만, 일부 구간은 단축 운영 중이다. 또 산간마을 어르신들의 유일한 교통수단인 마실 버스의 경우 10개 노선에서 일부 구간 운행이 중단됐다.

강원 산간과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22일 오전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의 한 도로에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나무가 쓰러져 있다.(강원도 소방본부 제공) 2024.2.22/뉴스1

이런 가운데 강릉시 구정면 제비리의 한 도로에선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한 소나무가 쓰러지면서 도로를 막아 시와 소방 당국이 이를 치우는 작업을 벌였다.

속초에서도 50㎝ 이상 눈 폭탄이 쏟아진 설악동을 중심으로 마을·동 제설단을 투입해 제설작업을 실시하고 있다.

속초시는 제설 장비 36대를 이용해 주요 도로와 간선도로, 시내버스 정류장 및 인도 등에서도 눈을 치우는 중이다.

시는 이날 오전 8시를 기해 전 직원을 제설 현장에 투입했다. 또 모범운전자회·자율방재단 등 민·관 합동 인력 550여명을 제설작업에 동원했다.

시는 눈이 많이 내린 설악동엔 제설 장비를 12대 추가 투입했다.

그러나 일부 지역에선 불법 주정한 차들 때문에 제설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속초시는 공영주차장을 완전히 개방해 도심에 세워진 차량들을 유도하고 있다.

이병선 속초시장은 "전 행정력을 집중, 신속하고 원활한 제설작업을 통해 시민들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원 산지와 동해안을 중심으로 대설특보가 발효된 22일 속초시 일대에서 속초시 관계자들이 제설작업을 하고 있다.(속초시 제공) 2024.2.21/뉴스1 ⓒ News1 윤왕근 기자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