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한 아빠 때문에 불행"…흉기로 살해시도 한 30대 딸, 2심 형량은

2심 법원, 징역 3년6개월 선고한 원심판단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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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뉴스1) 이종재 기자 = 가정이 화목하지 못한 원인이 이혼한 아버지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자려고 누운 아버지를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하려 한 30대 여성이 항소심에서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제1형사부(김형진 부장판사)는 존속살해미수, 사기, 폭행 등 혐의로 기소된 A씨(33‧여)의 항소심에서 원심과 같은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년간의 보호관찰을 선고한 원심판단을 유지했다.

A씨는 지난해 7월11일 오후 11시40분쯤 강원 춘천지역 주거지에서 잠을 자려고 누운 아버지인 B씨(60)에게 다가가 베개로 B씨의 얼굴을 덮어 누른 다음 "나를 왜 속였냐, 차라리 죽어"라고 말하면서 흉기로 수차례 찌른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소 자신의 가정이 화목하지 못한 원인이 B씨의 이혼과 폭력적인 언행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반감을 품고 있다가 범행했다.

특히 지난해 11월 자신이 저지른 특수주거침입 사건 등 문제로 아버지 B씨가 자신을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한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B씨에 대한 원망이 더욱 커진 상태였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와 같이 살게 되면 또다시 살해를 시도할 것인지 묻는 수사관의 질문에 "아버지와 사는 게 힘들어서 스트레스를 참기 힘들 것 같다"는 취지로 대답하기도 했다.

또 "범행 자체는 반성하지만, 피해자에 대한 미안함은 없다"고 진술하는 등 A씨는 범행이후에도 여전히 B씨에 대한 불만과 원망의 감정을 드러냈다.

A씨에 대한 성인 재범위험성 평가도구 평가 결과 재범위험성이 '높음' 수준으로 나타났고, 종합적인 재범위험성은 '중간 또는 높음' 수준으로 평가됐다.

공소장에는 올해 3월 춘천의 한 주점에서 술을 마시고 술값을 지불하지 않고, 돈을 내라고 요구한 종업원을 폭행한 혐의와 순찰차에서 행패를 부린 공무집행방해 혐의도 포함됐다.

1심은 “피고인은 이 사건 직전까지 조모와 고모, 숙부를 폭행하거나 주거지에서 흉기를 들고 소동을 벌이는 등 가족과 친족들에게 공격적이고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존속살해미수죄의 죄책이 매우 무겁고,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살인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된다”고 징역형을 선고했다.

이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으나 2심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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