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떠날 걸" 폭설 막혀 동해안 일출 취소…강원 눈길사고 23건 (종합)

30일 오후 6시 기준 눈길 사고 신고 접수 23건
강원도, 재대본 1단계 운영하고 제설 작업 진행 중

30일 대설 특보가 발효된 강원 춘천 명동에 휴일을 즐기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2023.12.30 한귀섭 기자

(강원=뉴스1) 한귀섭 기자 = 2023년 마지막 토요일인 30일 강원 12개 시·군에 대설주의보가 발효되면서 사고가 잇따르고, 해돋이 약속을 취소하는 일이 빚어졌다.

30일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까지 내린 눈의 양은 횡성 안흥횡성 11.1㎝, 홍천 팔봉 10.1㎝, 춘천 남산 10㎝, 평창 면온 9.8㎝, 횡성 9.5㎝, 원주 문막 9.2㎝ 평창 대화 9.2㎝이다.

산간지역은 평창용산 6.2㎝, 정선 사북 5.6㎝, 대관령 5.6㎝, 삼척 하장 5.4㎝, 정선 임계 5.2㎝, 인제 원통 4.5㎝의 눈이 내렸다.

◇눈길 교통사고 잇따라

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기준, 눈길 사고 신고 건수는 23건으로 집계했다. 이날 낮 1시 11분쯤 횡성군 청일면 갑천리의 한 도로에서 30대 여성 A씨가 몰던 차량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배수로 끼였다. 출동한 소방당국은 A씨를 구조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앞서 오전 11시 33분쯤 강원 춘천시 서면 당림리의 한 도로에서 25톤 트럭이 눈길에 미끄러지면서 신호등과 부딪쳤다. 다만 운전자는 크게 다치지 않아 병원에 이송되진 않았다.

강원 춘천 서면 당림리 25톤 트럭 신호등 충돌 사고 현장.(강원도소방본부 제공)

◇약속 취소하고, 동해안 일출도 포기

전북 전주 우아동에 거주하는 김모씨(40대·여)는 가족들과 함께 동해안으로 해돋이를 보려고 하다가 눈이 내린다는 소식을 듣고 마음을 접었다.

김씨는 “갑작스러운 결정이지만, 가족들이 오랜만에 다 모여 전날 오후까지 동해안을 가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이른 아침 날씨를 보고 취소했다”며 “동해안 일출을 못본다는 아쉬운 마음에 기린봉으로 장소를 변경했다”고 토로했다.

홍천에 거주하는 최모씨(30대)는 “연말이라서 여자친구와 춘천에서 보내려고 했는데 눈이 많이와 오늘은 힘들 것 같다고 연락했다”며 “대신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원도, 제대본 1단계, 장비·인력 투입해 제설작업 진행

강원도는 현재 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운영하고, 제설장비 1012대, 인력 1만 3467명을 배치해 제설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재난문자와 전광판을 통해 각종 사고에 대비했다.

설악산 13곳, 오대산 7곳, 태백산 21곳, 치악산 13곳 등 54곳의 국립공원 탐방로가 통제됐다. 또 홍천 서면 동막리 널미재 고갯길도 전면 통제됐다.

대설 대책 점검하는 김진태 강원도지사.(강원도 제공)

김진태 도지사는 이날 도청 재난상황실을 찾아 “새해를 앞두고 도민을 비롯해 연휴기간 도를 찾은 방문객 모두 사전에 교통 상황과 차량의 월동 장비를 꼼꼼히 점검하고 감속운행을 해달라”며 “해맞이 일출 등산객과 보행자는 낙상사고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눈으로 고립 우려가 있는 산간지역 주민들은 마을 안내방송에 귀 기울여 주고, 대피상황 발생시 안내에 따라 움직여 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31일까지 최대 30㎝ 눈 예상

강원지방기상청은 31일까지 비 또는 눈이 오다 영서지역의 경우 이날 낮부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산지와 동해안은 내년 1월 1일 새벽까지 눈이 내린다.

예상 적설량은 31일까지 산간 5~15㎝(많은 곳 북부산지 30㎝ 이상), 영서 3~8㎝다. 31일에는 강원중·북부동해안 5~10㎝(많은 곳 북부동해안 15㎝ 이상), 남부동해안 1~5㎝의 눈이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예상 강수량은 같은 날 기준 5~20㎜다.

han123@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