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가 엄마 때린다' 흉기 협박 50대…2심서 풀려나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말다툼 중 격분해 아내를 때리고, 이를 말리던 10대 아들에게까지 폭력을 휘두른 50대 아버지가 피해자들의 선처 탄원 덕분에 2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심현근 부장판사)는 상해‧특수협박‧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등 혐의로 기소된 A씨(53)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징역 2년)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 및 40시간의 알코올 중독 치료 강의 수강을 각 명령했다.

A씨는 지난 2월12일 오후 강원 양구군에 있는 자신의 주거지 앞마당에서 아내와 고로쇠 가격 문제로 다투던 중 화가 나 아내를 바닥에 내던진 후 주먹으로 수차례 때리는 등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는 농약보관함 위에 놓여 있던 흉기를 꺼내 마당에 쓰러져 있는 아내에게 다가가 바닥을 향해 내리치는 등 위협하는가 하면, 쓰러진 엄마를 일으켜 세우며 폭행을 말리는 12세 아들을 양손으로 밀어 넘어뜨리기도 했다.

‘아빠가 엄마를 때린다’는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까지 욕을 하면서 흉기를 휘두른 A씨는 특수공무집행 혐의까지 더해져 재판에 넘겨졌다.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형량이 무겁다’고 항소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자들이 수사단계 또는 원심단계에서부터 모두 자발적 의사로 피고인과 합의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치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특히 A씨의 아내는 당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차 표시했다. 피해 경찰관도 피고인의 선처를 탄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원심의 형은 다소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고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감형했다.

leej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