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특별자치도 출범] '특자도' 날개 단 동해안…'자유무역' 거점 항만으로 도약

'자유무역지역' 지정요건 완화…동해시 '사활'
강릉 국가산단·오색케이블카 '속도'·속초 고도제한 철폐 '기대'

강원 동해시 동해항 전경.(동해시 제공) 2023.6.9/뉴스1

(강릉=뉴스1) 윤왕근 기자 = 강원 동해안.

한반도 등허리를 끼고 있는 강원도 영동지역 6개 시·군을 총칭하는 단어다.

강릉의 경포, 동해의 망상해변, 양양 서피비치 등 강원 동해안은 매년 휴가철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방문하는 해양관광의 메카이기도 하다.

그러나 '해양관광 메카'라는 명성은 환경, 국방 등 각종 규제로 꽁꽁 묶인 동해안이 '바다'라는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유일한 먹거리라는 뜻이기도 했다.

동해 묵호항이 1970년대 국내 최대 무연탄·시멘트 수출항으로 이름을 날렸고, 비슷한 시기 동해 북평국가산업단지가 들어서며 북방교류에 대비한 무역 전진기지로 성장할 것이라는 기대가 컸지만,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질 못했다.

그러나 11일 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각종 규제가 완화될 '강원특별자치도 동해안'은 관광 메카를 너머 '자유무역'의 거점으로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특별자치도의 출범으로 동해안 지역사회가 기대하는 것도 단연 '자유무역지역' 지정이다.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첨단산업단지 조감도.(강릉시 제공) 2023.3.15/뉴스1

최근 국회를 통과한 강원특별자치도법 전부 개정안을 들여다보면 항만의 ‘자유무역지역’ 지정 요건을 완화, 동해안 6개 시·군의 기업유치에 커다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별법 제58조에는 강원특별자치도의 항만과 배후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제 화객선 항로 개설을 비롯해 컨테이너 하역 크레인 설치 등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강원도지사가 직접 정부에 자유무역지역을 신청해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되면 관세 유보, 조세감면 등 다양한 혜택을 통해 자유로운 제조·물류·유통 환경이 조성되고, 수입과 가공, 수출 기능이 강화되는 여건이 만들어진다.

자유무역지역 지정 여건과 입지 부분에서는 동해안 6개 시군 중에서도 도내 유일 국제무역항을 갖춘 동해시가 눈에 띤다.

동해항은 강원도 유일 국가관리 무역항으로서 한·러 간 국제 정기항로가 개설돼 있다.

배후에는 동해자유무역지역, 북평산업단지, 송정일반산업단지, 동해안권경제자유구역 등 산업기반시설이 입지해 있다. 또 북한, 중국 동북 3성, 중앙아시아, 러시아 등 북방지역 진출의 전략적 요충지로 북극항로와 TSR(시베리아횡단철도), 중국 일대일로와 연결되는 중심에 위치해 무한한 발전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심규언 동해시장은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통한 항만개발은 전후방 연관산업과 기업의 입지여건 개선으로 지역 일자리와 부가가치를 창출해 내는 신성장동력으로서의 기능과 역할이 증대될 것"이라며 "강원특별자치시대를 맞이해 도가 북방경제권의 물류통상 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동해항 자유무역지역 지정을 통한 발전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릉의 경우 강릉 천연물 바이오 국가산단 조기 조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강릉은 지난 3월 도내에서는 유일하게 국가첨단산단 후보지로 선정된 바 있다.

올해 '41년 숙원'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의 본 궤도에 오른 양양군은 특별자치도 출범으로 4대 핵심규제가 해소되는 만큼 산림청 백두대간 산지 관련 인허가 등 마지막 행정절차가 무리없이 통과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해안 대표 관광도시인 속초는 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북부권의 30년 숙원인 장사동 일대 고도제한을 해제하겠다는 각오다.

속초 장사동 일대는 인접한 고성군 토성면 용촌리에 위치한 군사 통신시설에서 반경 2km 안에 해당돼 고도제한(18m) 규제로 32년 간 사유 재산권이 침해되는 한편 구도심의 노후화가 가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강원대학교 춘천캠퍼스 백령아트센터에서 열린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강원도 제공)2023.6.9 ⓒ News1 한귀섭 기자

한편 지난 9일 강원대학교 백령아트센터에서 강원특별자치도 출범 기념식이 열렸다.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은 "그동안 강원도는 국가 안보와 환경을 이유로 해서 불필요한 중층 규제에 묶여 있었고, 강원도민들께서 많은 불편과 불이익을 감내해야만 했다"며 "이제 강원특별자치도는 발전의 걸림돌을 스스로 제거함으로써 첨단 산업과 관광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지난 반세기 동안 대한민국이 한강의 기적을 이룰 때 강원도는 그 뒤안길에 있었다. 지금은 지역소멸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래서는 더 이상 안되겠다고, 우리도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떨치고 나온 것이 강원특별자치도”라고 설명했다.

또 그는 “강원특별자치도는 미래산업 글로벌도시로 나아갈 것”이라며 “기업이 들어오고 사람이 넘쳐나고, 우리의 청년들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떠나지 않아도 되는 그런 자유의 땅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wgjh654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