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발신자 확인하려 한 아내 뺨 때리고 침 뱉은 50대, 2심도 징역형
수사기관 신고했다고 재차 폭행, 접근금지 명령 어기기도
법원 “폭행 방식 잔인하고 흉폭, 피해자 정신적 충격 상당”
- 이종재 기자
(춘천=뉴스1) 이종재 기자 = 자신의 휴대전화에 수신된 문자메시지의 발신자가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한 아내의 양쪽 뺨을 때리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한 50대 남성이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제1형사부(재판장 심현근)는 상해, 가정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56)의 항소심에서 원심판결(징역 1년4개월‧집행유예 3년)을 파기하고 징역 1년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또 A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령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2월1일 오후 강원 영월군 자택에서 아내인 B씨(51)의 멱살을 잡아 수회 흔들고, 손으로 양쪽 뺨을 2~3회 때리고, 얼굴에 침을 뱉는 등 폭행해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가한 혐의로 기소됐다.
조사결과 A씨는 자신의 휴대전화에 수신된 ‘자기, 뭔일 있어’라는 문자메시지를 B씨가 보고 발신자가 누군지 확인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했다는 이유로 화가 나 이같은 범행을 저질렀다.
또 A씨는 같은달 2일 B씨가 수사기관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또 다시 신고해봐라”라고 하며 욕설을 퍼붓고 손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고, 발로 밟는 등 폭력을 재차 휘둘렀고, 5일에는 ‘100m 이내 접근금지’ 내용의 임시조치 결정을 두차례 어기고 집에 들어간 혐의도 있다.
A씨는 2012년 상해죄로 벌금형의 형사처벌을 받았고, 2019년에는 폭행죄로 가정보호사건 송치가 된 전력이 있음에도 또다시 이 사건 동종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이 사건 범행으로 피고인의 배우자인 피해자가 받은 정신적 충격이 상당히 큰 것으로 보인다”며 “피해자에 대한 폭행 방식이 머리를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뺨을 때리고, 얼굴에 침을 뱉고, 넘어진 피해자를 발로 밟는 등 잔인하고 흉폭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에게 폭행의 책임을 떠넘기는 등 수사기관의 조사 및 법원의 재판과정에서의 태도가 불량하고, 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이 판결에 불복한 검사는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그러나 2심은 “당심에 이르러 피해자와 합의한 점, 현재는 이혼해 피해자에게 추가 피해가 발생할 위험은 없어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심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인정된다”며 형량을 소폭 감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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