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비상사태를 대통령이 자초…45년만의 비상계엄, 시대 역행"
윤석열 대통령 심야 비상계엄 선포…시민들 뜬눈으로 밤 지새워
- 임충식 기자, 강교현 기자,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북=뉴스1) 임충식 강교현 장수인 신준수 기자 = "밤새 뉴스 보느라 잠도 못 잤어요. 말도 안 되는 일이 실시간으로 벌어지는 걸 보면서 꿈을 꾸는 건가 싶었어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국회의원 190명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로 6시간 만에 끝이 나긴 했지만 밤사이 일어난 일에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그리고 놀람과 충격은 분노로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국회의원들이 없었다면 어땠을지 끔찍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또 탄핵집회 참여를 다짐하기도 했다.
전주 시민 조 모 씨(38)는 "어이가 없다. 국민들을 무시한 처사다"며 "국민을 무시하고 헌법을 유린한 명백한 반국가적 행위다. 대통령 본인이 탄핵의 명분을 준 것이다"면서 "앞으로 탄핵집회에 참여하는 등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 모 씨(33‧직장인)는 "비상계엄이라니 정말 말도 안 되고, 영화에서 볼 법한 일이 실제로 발생하는 걸 보고 실감되지 않았다"며 "나라가 45년 전으로 쇠퇴했다가 다시 돌아온 거 같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 스스로 탄핵을 부추긴 꼴이라고 본다. 국가비상사태를 대통령이 자초했다"면서 "나라가 앞으로 더 혼란에 휩싸일 것 같아서 걱정"이라고 한숨 쉬었다.
또 다른 시민 양 모 씨(51)도 "책으로만 봤던 계엄령이 실제로 발표됐다는 사실이 정말 믿기지 않았다"며 "지금 대한민국이 계엄령을 선포할 정도로 긴급한 상황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시대가 역행한다는 생각이 들어 숨이 막힌다"고 토로했다.
군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공포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대학생 유 모 씨(26)는 "공포로 인해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면서 "지인들과 있는 단체 대화방에서 실시간으로 정보를 공유하며 뜬눈으로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이어 "살면서 처음 겪는 공포였다. 아직도 손이 떨린다"며 "빠른 시일 내에 정권 탄핵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27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는 계엄 선포 2시간 30여 분 만에 본회의를 개최, 재적 의원 190명 전원 찬성으로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6시간여 만인 4일 4시 30분께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해제를 선언했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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