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헷갈린 '전북대 사대부고·전주대 사대부고'
"차분하게 보고 와! 파이팅" 따뜻한 격려 속 수험생들 입실
전북 66개 시험장서 1만7041명 응시
- 강교현 기자, 장수인 기자, 신준수 기자
(전주=뉴스1) 강교현 장수인 신준수 기자 = "부담 갖지 말고 차분하게 보고 와!","시험장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게. 파이팅!"
2025학년도 수능이 치러지는 14일 오전 6시 40분께 전북 전주지구 제13시험장 전주기전여고 정문 앞.
동이 트기 전 어둑한 새벽을 뚫고 집을 나선 수험생들은 차분한 분위기 속 하나둘 고사장으로 들어갔다. 수능 한파가 사라지고 평년보다 3~5도 따뜻한 날씨에 수험생들의 옷차람은 대부분 가벼웠다. 부모의 격려와 응원을 들으며 고사장으로 향하는 수험생들의 발걸음에서는 긴장감이 느껴졌다. 학부모들은 그런 자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며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
고사장에 들어간 자녀보다 더 긴장된 표정의 학부모들은 한참을 같은 자리에 머물러 있다가 발걸음을 돌렸다.
학부모 유 모 씨(47‧여)는 "이미 대학은 정해져 있지만 수능 최저를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 시험을 보는 딸보다 (내가) 너무 긴장되는 것 같다"며 "오히려 딸은 덤덤해 보여서 잘 보고 올 거라고 생각한다. 도시락도 따뜻하게 먹고, 마음 편히 잘 보고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수생 자녀를 시험장에 들여보낸 학부모 조 모 씨(50대‧남)는 "최상위권 애들이 올해 너무 많이 들어온다고 하니까 2~3등급 애들이 많이 불안한 거 같다"며 "긴 시간 꼼꼼히 준비했으니, 큰 실수 없이 보고 오길 바란다"고 응원했다.
같은 시각 전주지구 제2시험장인 전주고등학교 앞. 이곳 역시 차분한 분위기 속에 수험생들의 입실이 이뤄졌다.
차에서 내린 수험생들은 부모님의 응원과 격려를 받은 뒤 수험장으로 향했다. 함께 온 학부모들은 교문 앞에서 아들의 손을 잡고 등을 두드리거나 포옹하며 응원했다. 한 어머니는 아들이 시험장에 들어간 뒤에도 한참 자리를 지키며, 두 손을 꼭 쥔 채 기도하기도 했다.
양 모 씨(43)는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준비해서 아침을 차려줬다. 날씨도 춥지 않아 다행이다"라며 "편안한 마음으로 평소대로만 하라고 응원했다. 그동안 열심히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가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간 전주지구 제8시험장 영생고등학교 앞은 수험생들을 태운 차량이 길게 늘어져 있었다.
수험생들을 내려다준 뒤 "우리 아들 파이팅" 한 마디를 전하고 수험생을 보내는 학부모들의 표정에는 착잡함이 가득했다.
이 모 씨(51)는 "아이가 생각보다 긴장을 덜 한 것 같아서 다행이다"며 "부디 실수 없이 무사히만 수능을 마치면 좋겠다"고 말했다.
인근의 전주지구 제18시험장 전주대학교사범대학부설고등학교 앞.
해당 시험장에서는 올해도 '전북대 사대부고'와 헷갈려 시험장을 잘못 찾은 학생이 발생했다.
오전 6시 40분께 전북대 사대부고 시험장으로 향했어야 할 남학생은 교문 앞까지 다다라서야 시험장을 잘못 왔다는 사실을 알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 시험장 앞에서는 이른 시간부터 양현고 3학년 담임 교사들의 응원전이 펼쳐지기도 했다. 3명의 교사는 입실하는 학생들을 하나둘 알아보고, 악수와 포옹을 하며 응원했다.
양현고 교사 유익승 씨(58)는 "1년 농사가 끝난 기분이다. 그간의 노력을 잘 보여주면 좋겠다"면서 "긴장을 조금이라도 풀라고 모두에게 악수를 건넸다. 최고의 컨디션으로 최고의 성적을 냈으면 한다"고 말했다.
딸이 들어간 시험장을 보던 학부모 김 모 씨(42)는 "우리 딸도 그렇지만, 학생들 모두 떨려 하는 게 보여서 안타까운 마음에 지켜보고 있었다"며 "다들 오랫동안 준비했던 만큼 아는 문제 틀리지 말고 원하는 점수를 받아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전북지역 응시인원은 전년보다 236명 증가한 1만7041명이다. 수험생들은 14일 오전 8시 40분부터 오후 5시 45분까지(일반 수험생 기준)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 등 도내 6개 시험지구, 총 66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른다.
soooin92@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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