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빛원전 1·2호기 재가동' 고창 공청회 주민 반발로 무산
환경단체·주민들 "일방적 몰아붙이기식, 의미 없어"
한수원 "추후 고창군과 협의해 다음 일정 결정할 것"
- 박제철 기자
(고창=뉴스1) 박제철 기자 = 전북 고창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빛원전 1·2호기 수명연장 첫 공청회가 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결국 무산됐다.
한국수력원자력 한빛원전은 15일 오후 2시 고창 동리국악당에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빛 1, 2호기 계속운전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초안) 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날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한수원의 일방적 공청회 진행'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일제히 퇴장하면서 결국 공청회가 무산됐다. 지난 12일 전남 영광에 이어 두 번째 파행이다.
주민들과 환경단체는 이날 △공청회 사회를 맡을 좌장의 공정성 문제 △의제 논의 준비 부족 △강압적 경비업체 퇴장 및 공청회 질서 준수 등을 이유로 공청회 무효를 선언하며 공청회장을 퇴장했다.
전남 영광군 소재 한빛원전 1호기와 2호기는 2025년 12월, 2026년 9월 각각 40년의 설계 수명을 마치고 폐로가 될 예정이었지만 정부의 원전 확대 정책 추진으로 10년 더 연장하는 절차가 추진 중이다.
재가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방사선 비상계획구역 내 주민을 대상으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초안)'에 대한 공람회와 공청회가 필수 요건이다.
400여명이 참석한 공청회장에서 지역주민과 환경단체 등은 "주민 안전도 보장하지 못한 부실한 영향평가서는 믿을 수 없으며 주민들의 의견을 무시한 한수원의 일방적인 공청회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며 강하게 항의했다.
이에 한수원 측은 "한국수력원자력은 설계수명 만료를 앞둔 한빛원전 1·2호기의 10년 연장 가동을 위해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람과 주민공청회를 추진하는 것"이라며 "또 이번 공청회 일정은 이미 고창군과 사전에 협의를 통해 마련된 자리로 공청회를 계획대로 진행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주민들 퇴장 이후 공청회 좌장과 함께 발표자들이 발언석으로 등장하자 공청회를 진행하려 하는 한수원과 무효를 주장하는 환경단체 간 팽팽한 논쟁과 갈등이 1시간 넘게 지속됐으며 이에 한수원 측은 더 이상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 결국 공청회 무산을 선언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이번 설명회는 주민 반대 등으로 진행이 불가해 무산됐다"며 "다음 공청회는 고창군과 협의해 추후 일정과 장소를 공지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한빛원전 1·2호기 재가동을 위해 주민의견을 묻은 공청회는 지난 12일 전남 영광을 시작으로 15일 전북자치도 고창에 이어 17일 부안, 19일 전남 함평, 22일 무안, 23일 장성 순으로 열릴 예정이지만 해당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거센 반발로 파행을 예고하고 있다.
한편, 전북자치도의회(의장 문승우)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한빛원전 1호기와 2호기의 공청회를 비롯한 수명연장 추진을 즉각 중단하고 내진설계 강화, 최신 안전 기술을 적용한 평가, 주민 대피 및 보호 방안 등 안전 대책부터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jc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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