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이탈 장기화…전북지역 의료원 '적막감 속 긴장감'

내원객 평소와 비슷…비상진료체계 유지 등 긴장감 유지

29일 전북 군산시 군산의료원에서 환자들이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2024.2.29/뉴스1 김경현 수습 기자

(전북=뉴스1) 강교현 기자 김경현 수습기자 = "아직까지는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이탈로 인해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공의료병원들이 진료시간을 늘리는 등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큰 혼란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

29일 오전 찾은 군산시 지곡동의 군산의료원. 병원 2층 접수처에는 진료시간이 아직 시작도 안 된 이른 시간임에도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그러나 로비에 설치된 대기 의자 상당수가 비어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병원 2층에서 접수를 마친 환자들은 자신의 순번이 되자 의료진의 안내를 받아 진료실로 향했다. 진료를 받으러 들어갔던 환자들도 대부분 10분이 채 되지 않아 대기실로 복귀했다.

김덕균 씨(75)는 "나이를 먹으니까 몸 이곳저곳 성한 곳이 없다. 합병증으로 매주 2회 의료원을 찾고 있다"며 "다른 지역 대학병원이나 큰 병원들에서는 의사가 없어서 진료를 못 받는 경우도 있다던데 여기는 그런 일은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병원에서 만난 환자들은 군산의료원은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모습이라고 전했다. 의료진들 역시 평상시와 비슷한 병원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한 의료진은 "군산의료원에서는 현재까지 전공의 이탈로 인한 환자 쏠림 현상 같은 상황은 발생하지 않고 있다"며 "집단 이탈이 장기화할 것을 대비해 매일 유관 기관과 회의를 진행하는 등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비슷한 시각 진안의료원도 환자들의 발길이 이어졌지만 한적한 모습이었다.

의료원을 찾은 4~5명의 대기인원은 직원의 안내에 따라 순차적으로 진료실로 들어갔다. 진료를 끝낸 환자들은 처방전을 받아 병원을 벗어났다.

병원 관계자는 "지역에서 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응급실도 24시간 가동하고 있고 오후 8시까지 연장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공병원의 역할을 최대한 수행할 수 있도록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29일 오전 전북 진안군의료원이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2.29/뉴스1

전북특별자치도에 따르면 도내 지방의료원은 군산·남원·진안 등 3개소다. 현재 이들 의료원은 응급실 등 필수진료 시설을 24시간 가동하고 있다. 군산·남원의료원의 경우 평일은 오후 7시까지, 주말은 토요일 오전 진료를 확대 실시하고 있다.

진안군의료원은 타 의료원에 비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것을 감안해 평일과 토·일요일 까지 모두 진료 시간을 확대키로 했다.

도는 지방의료원의 진료 시간을 위기 단계와 사태의 심각성에 따라 점진적으로 더 확대할 방침이다.

지방의료원 역시 의료진 정원을 유연하게 관리하고 중증 환자 등은 최대한 수용하는 등 공공병원의 역할을 최대한 수행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북자치도 관계자는 “지난 6일 보건복지부가 보건의료 위기를 ‘경계’ 경보로 발령함에 따라 7일부터 비상 진료 대책 상황실을 운영, 24시간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있다”면서 “시·군 보건소, 의료기관, 의사회 등 관련기관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공의들에게 이날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행정 처분 및 자택 방문해 업무개시 명령하겠다고 마지노선을 제시한 상태다. 전북에서는 현장 복귀 의사를 밝힌 사례는 현재까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kyohyun2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