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왕궁축산단지 '역사 속으로'…13년 만에 매입 마무리

악취·수질오염 개선 효과…녹색도시로 탈바꿈

전북 익산시 왕궁 축산단지.(익산시 제공)2023.12.8./뉴스1

(익산=뉴스1) 김혜지 기자 = 전북 익산시 왕궁 축산단지 내 축사 매입 사업이 13년 만에 마무리됐다.

익산시는 최근 왕궁 축산단지의 마지막 농가와 매입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을 이전했다고 8일 밝혔다.

지난 1948년 한센인 격리 정책 일환으로 조성된 왕궁 축산단지는 그간 호남고속도로 악취와 새만금 수질오염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전북도와 익산시 등은 지난 2010년부터 축사 매입 사업을 추진했지만 매입비 부족 등 문제로 난항을 겪었다. 애초 5년 안에 204개 축사를 모두 매입하는 것이 목표였지만 8년이 지체됐다.

현업 축사 매입 이후 왕궁 일대 환경오염 지표는 눈에 띄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수질 기준 척도가 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은 95%가 개선됐고, '복합악취'는 90% 저감됐다. 멸종위기 생물인 수달도 발견됐다.

앞으로 왕궁 축산단지는 환경부의 자연환경 복원 시범사업의 일환으로 단절된 생태축을 연결하는 녹색정원도시로 조성될 예정이다. 한센인을 위한 치유와 회복의 공간도 마련된다.

한 주민은 "왕궁은 한센인에 대한 차별과 소외의 아픔이 서려 있는 곳"이라며 "어둠에서 벗어나 가장 빛나는 지역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익산시 관계자는 "왕궁 축사 매입 사업을 잘 마무리한 만큼 훼손된 자연환경 복원에 집중해 기후변화 위기의 허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iamge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