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승소했지만 2심 남아"…LH 하자보수금 못쓰는 완주 아파트
1심 결정 배상금 30억원 아닌 일부에 대한 이의
부적절한 판결 내용 수용 시 담당자 '업무상배임'
- 이지선 기자
(완주=뉴스1) 이지선 기자 =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지은 전북 완주군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하자를 둘러싼 법적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1심 판결로 LH가 해당 아파트에 배상금 30억원을 지급했으나, 항소를 진행하기로 하면서 입주민들은 정작 패소에 대한 우려로 그 배상금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18일 LH 등에 따르면 LH는 지난 7월 17일 전북 완주군의 A아파트 단지 입주자대표회의에 30억원을 배상했다. 하자보수금 명목이다.
A아파트는 2013년 11월 공공분양 656호에 대한 첫 입주를 시작했다. 새 아파트 천장에서 누수 하자가 발생했고, 전선 불량에 따른 전류 차단 문제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지속되자 2018년 A아파트는 41억원 규모의 하자보수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수년간 이어진 소송 결과 재판부는 피고 LH가 원고인 A아파트 측에 30억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실제 LH는 1심 판결 직후 30억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해당 단지는 지급 받은 1심 판결금을 활용해 즉시 보수 공사를 진행할 수 있음에도 입주자대표회의가 이를 미루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H가 판결에 불복하는 항소를 제기한 만큼 2심에서 패소했을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LH는 하자에 대한 일부분 책임을 인정하면서도 항소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1심 판결에 부적정한 내용까지 그대로 수용할 경우 담당자가 업무상배임에 처해지기 때문이다.
특히 LH 관계자는 "이번 항소는 앞서 지급한 30억원 전체가 아닌 8억원에 대한 이의 제기 차원이다"고 해명했다.
그는 "LH의 귀책으로 판결한 일부분에 대해 재판단을 요청하는 차원의 항소"라며 "전선이나 씽크대 하부 마감 등 8억원 규모는 LH 귀책으로 볼 수 없다고 자체적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LH가 항소를 통해 이의를 제기한 주요 사항은 △세대 내 전기 전열회로 내 전선(HFIX) 하자 △씽크대 하부 마감 보상 △욕실 타일 뒤채움 △층이음 균열 등이다.
전선(HFIX) 하자는 KS기준의 적법한 자재를 사용했고, 세대 내부 비노출면(붙박이 가구, 주방가구)은 마감을 제공하지 않는 조건으로 분양했다는 것이 LH 주장이다.
letswin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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