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8기 전북도 ‘여야 협치’ 흠집 낸 3급 정책협력관

‘업추비 사용 내역 허위 제출’ 논란 이어 과거 ‘내로남불’ 글 비난까지
“특정인 불찰로 여야 협치 분위기 부정적으로 인식돼선 안 돼”

지난해 7월29일 임명 직후 전북도청 기자실을 찾은 박성태 전북도 정책협력관./뉴스1

(전북=뉴스1) 유승훈 기자 = 전북도 정책협력관의 ‘업무추진비 사용내역 허위 제출 의혹’ 감사 결과(훈계)가 최근 공개된 가운데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비난의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예상된 솜방망이’ 처분이라는 지적과 함께 비슷한 건으로 특정인을 원색적으로 비판한 박 협력관의 과거 SNS 글이 알려지면서 ‘내로남불’이라는 또 다른 비난이 나오는 실정이다.

특히 전북도와 지역 정치권 내부에서는 김관영 전북지사가 취임 전부터 줄곧 강조해 온 ‘여야 협치 정책’에 흠집을 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3일 전북도 감사관실은 지난해 7월29일(임용)부터 같은 해 11월25일까지 박 협력관이 집행한 시책추진업무추진비 98건(867만원)을 조사 범위로 정하고 집행 적정 여부를 감사해 왔다.

감사 직전 박 협력관은 의혹 제기에 대해 "잘못된 부분에 대해 사과한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하지만 ‘허위’라기 보다 ‘오류’가 맞는 것 같다”고 해명한 바 있다.

감사결과, 업무추진비 집행 과정에서 실제와 다른 집행 내역 기재, 목적 외 사용, 특산품 지급관리대장 미비 등 총 3건의 위반사항이 확인됐다. 도 감사관실은 ‘일부 위반사항은 확인됐지만 사적사용은 없었다’면서 박 협력관에 대해 ‘훈계’ 조치 처분을 요구했다.

감사 결과가 공개되자 전북도청 내부와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에서는 ‘예상된 솜방망이 처분’이란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박 협력관의 과거 한 SNS 글이 알려지면서 비난은 증폭되고 있다. 그는 20대 대선을 앞둔 지난해 3월4일 ‘부부 도둑놈. 대장동으로 도둑질하고, 법카로 도둑질하고...더 이상 털 곳이 없었나?’라는 글을 올렸다. 당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우자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일던 시점이다.

‘부부 도둑놈’ 등의 원색적 비난을 했던 박 협력관이 업무추진비 논란의 당사자가 되자 ‘내로남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이다.

박 협력관은 김관영 전북지사가 변화·실리 추구를 위해 ‘여야 협치를 강화하겠다’며 임용한 국민의힘 측 인사다. 김 지사는 당선 직후 국민의힘 전북도당을 직접 찾아 도 3급 상당 고위직 인사 추천을 요청하고 도정 협력을 당부했다. 정운천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은 김 지사의 요청에 현 박 협력관을 추천했다.

이후 국민의힘 전북도당과 민선 8기 전북도는 ‘전북특별자치도 설치’ 법안 처리 과정 등에서 ‘협치’의 긍정적 결과물을 만들어 낸 바 있다.

전북도의 한 관계자는 “감사 결과 일부 위반 사항이 확인됐다. 내부에서는 다소 처분이 약하다는 평가도 있다”면서 “다만, 특정인의 불찰로 인해 모처럼 훈풍을 타고 있는 여당과의 협치 분위기가 부정적으로 변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강하다”고 전했다.

9125i1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