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 621억 싹둑…제주도의회 상임위 또 '묻지마 삭감'
-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상임위원회가 도와 도교육청 새해 예산안을 심사한 끝에 어떤 예산을 얼마나 조정했는지 구체적인 심사결과를 비공개해 빈축을 사고 있다. 제12대 제주도의회 출범 이후 3년째 반복되고 있는 행태지만 요지부동이다.
도의회는 22일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보건복지안전위원회, 환경도시위원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 농수축경제위원회, 교육위원회가 실시한 도·도교육청 새해 예산안 예비 심사(계수조정)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내용을 보면 총 삭감액은 621억8000만원 규모다.
먼저 교육위원회는 도교육청 새해 예산안 1조5천973억원 중 △인건비 40억원 △시설 사업비 15억원 △디지털 교과서 구독료 15억원 △미래형 정보교실 구축 지원 6억원 등 76억원(4개 사업)을 삭감한 내역을 그대로 공개했다.
반면 나머지 5개 상임위는 삭감액과 삭감사업 수, 단 4개의 주요 삭감사업·삭감액만 공개하고 구체적인 전체 삭감 내역은 비공개했다.
상임위별 삭감액은 △환경도시위 149억8000만원(19개 사업) △농수축경제위 133억5000만원(79개 사업) △보건복지안전위 123억원(43개 사업) △문화관광체육위 79억원(130개 사업) △행정자치위 60억5000만원(66개 사업) 순이다.
이 같은 도의회 상임위들의 '묻지마식' 예산 삭감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도의회는 2020년까지 상임위별 예산안 예비심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오다가 제12대 도의회가 출범한 2022년부터는 지금과 같은 행태를 반복하고 있다. 벌써 3년째다.
도의회 관계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본심사 전에 상임위별 예비심사 결과가 공개되면 혼선이 생길 수 있다는 각 상임위 판단에 따른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는 원칙적이지도 않다. 도의회 상임위는 지난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 예비 심사 때는 돌연 결과를 모두 공개하는 등 입맛대로 공개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서울시의회, 과천시의회 등이 회의규칙을 개정하거나 결의안을 의결하는 식으로 모든 예산심사 과정을 공개하거나 공개하려고 노력 중인 것과 비교하면 매우 후진적인 행보다.
각 상임위별 예비심사 결과는 보고서 형태로 예산결산특위로 회부되고, 예산결산특위는 다음달 3일까지 본심사를 완료해 본회의에 상정하게 된다. 다음달 4일 열리는 본회의에서는 예산결산특위의 심사보고를 들은 다음 질의·토론을 거쳐 의결이 이뤄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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