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 8억여원 횡령 도박 빚 갚은 수협 직원 징역 2년6월 실형
법원, 계좌 빌려준 지인엔 징역 1년·집유 2년 선고
- 강승남 기자
(제주=뉴스1) 강승남 기자 = 법원이 8억원대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직 수협 직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부장판사 홍은표)는 17일 특정경제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0대) 씨에 대한 선고기일을 갖고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A 씨는 지난 2020년 7월부터 올해 1월까지 제주시 소재 B 수협에 근무하면서 지난해까지 55회에 걸쳐 보조금 6억7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A 씨는 또 지난해 다른 보조금 계좌가 연결된 통장을 훔쳐 11회에 걸쳐 1억3000만원을 빼돌리는 등 3년에 걸쳐 8억6000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것으로 드러났다.
A 씨는 범행을 숨기기 위해 보조금을 지출한 것처럼 허위로 영수증을 처리하고 21회에 걸쳐 감독기관인 제주시청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범행이 발각될 것을 우려해 연말마다 보조금 계좌에 돈을 채워 넣고 다음 해 1월부터 다시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수년간 돌려막기식으로 범행을 이어오던 A 씨는 지난해 감사가 진행되자 스스로 범행 사실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인터넷 도박으로 발생한 사채를 갚기 위해 이 같은 범행으로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재판부는 "A 씨가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는 점, 횡령액을 변제해 실제 피해 금액은 1억 2000만원인 점 등을 고려해 형량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A 씨의 횡령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방조한 혐의로 함께 기소된 B 씨에도 징역 1년을 선고하고,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형 집행을 유예했다.
B 씨는 자신의 통장 계좌를 A 씨에게 빌려줘 범행을 도운 혐의를 받았다.
재판부는 "단순히 A 씨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통장 계좌를 빌려줬던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으로 얻은 실질적 이익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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