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메달 오예진 고향 제주에 제대로 된 사격장 없어…노력의 산물"

"제주 표적기계 오류많아…선수·코치 노력의 결과"
강철남 도의원 "전국체전 코앞인데 인프라 확충해야"

28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오예진(오른쪽)과 은메달을 획득한 김예지가 메달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4.7.28 ⓒ AFP=뉴스1 ⓒ News1 포토공용 기자

(제주=뉴스1) 고동명 기자 = 2024 파리올림픽 여자 공기권총 10m부문에 출전해 금메달을 딴 오예진(19·IBK기업은행) 선수의 고향인 제주에는 정작 전국 대회 규모의 사격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2일 강철남 제주도의원(민주당, 연동을)에 따르면 전국사격대회를 개최하기 위해서는 최소 80개의 사대가 필요하다.

창원국제사격장은 100개, 대구와 나주는 80개 이상의 사대를 갖추고 있다.

하지만 제주는 오 선수의 모교인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 12개, 제주고등학교에 60개의 사대만 있다. 제주고의 시설은 공기권총과 공기소총 10m만 가능해 10m 외에 25m 대회도 치러야 하는 사격대회를 개최할 수 없다.

1982년 건축돼 보수한 지 10년이 넘은 제주지역 사격장은 표적기계에 오류가 많이 발생해 선수들이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 어렵다고 강 의원은 지적했다.

강 의원은 "사격 연습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예진 선수는 어떻게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겠느냐"며 "홍영옥 코치와 오 선수가 다른 선수보다 두 배, 세 배로 흘린 땀방울의 결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제주에 전지훈련을 왔던 다른 지역 선수들이 시설낙후와 노후로 인해 사격 대신 체력훈련 위주로 전지훈련을 한다고 하소연한다"며 "내후년 제주에서 치러질 전국체전의 사격종목은 다른 지역에서 개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강철남 제주도의원(도의회 제공)2023.10.12/뉴스1 ⓒ News1 고동명 기자

반면 대구시는 공기소총에서 금메달을 딴 반효진 선수를 계기로 사격장 확충과 세계 사격대회 유치를 선언하며 인프라 개선에 나섰다. 2008년 개장한 국내 최대 규모의 대구국제사격장은 약 19만1300㎡의 부지에 10m(80사대), 25m(60사대), 50m(80사대), 10m 결선(10사대), 클레이 복합 3면을 갖췄다.

강 의원은 "제주도는 전국체전이 코앞에 다가왔고 제주에서 사격에 관심도가 높아졌음에도 여전히 사격장 부지를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열악한 사격 인프라를 개선하는 것은 단순히 체육시설을 확충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의 오예진 선수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고 했다.

kd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