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전문병원 설계비 2억 증액…수년째 유치도전 인천시 '기대감'

"기재부 설득 중요…지역사회 힘 모아야"

인하대병원 / 뉴스1 ⓒ News1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감염병전문병원 설계비 예산이 국회 상임위원회 단계에서 증액된 가운데 수년째 유치전에 도전하고 있는 인천시의 기대감이 크다.

17일 더불어민주당 허종식 국회의원(인천 동구미추홀구갑)실에 따르면 지난 14일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예산 의결 전체회의에서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계비'가 2억 원 증액됐다.

권역 감염병전문병원 설립 사업은 지난 2015년 메르스 유행 이후 신종 감염병 확산을 방지하고 국가공중보건 위기상황 대응을 위해 추진됐다.

2017년 호남권 조선대병원을 시작으로, 호남권 조선대 병원, 충청권 순천향대병원, 경남권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경북권 칠곡경북대학교병원, 수도권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이 차례로 지정됐다.

공항과 항만이 있는 인천시는 '관문도시' 특성을 내세우며 수년간 감염병전문병원 유치에 도전해왔다. 그러나 수도권 권역으로 묶여있는 데다, 공모에 참여할 병원 물색도 지지부진해 번번이 고배를 마셨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는 예산 자체가 확보되지 않아 질병관리청이 공모를 진행하지 않으면서 신청하지 못했다. 애초 내년도 예산 역시 전액 삭감됐었으나, 상임위 단계에서 당위성이 인정돼 다시 증액됐다.

다만 예산심의는 상임위 예산소위를 거쳐 전체회의에서 의결하면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다시 심사한다. 이 단계에서 나라 곳간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인천시는 충분히 협의를 거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는 코로나19 종식에 따라 감염병에 대한 경각심이 낮아졌고, 현재 호남권을 제외한 나머지 권역은 현재 공사가 진행되고 있지 않다는 이유로 추가 지정에 부정적인 입장이다.

이에 인천시는 의료기관간 공동대응체계를 구축하고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감염병전문병원 유치 의사를 지속적으로 표명하고 있다. 특히 인천시와 함께 공모를 준비한 인하대병원은 84억 원을 들여 중구 신흥동 인근에 감염병전문병원 건립 부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천시 관계자는 "질병청이 수도권과 제주권에 감염병전문병원 증설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이번 예산 증액에 기대감이 크다"며 "다만 기재부의 의견이 중요한 만큼 중앙부처와 정치권 등에 긴밀한 협조를 요청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허 의원은 "드디어 1차 관문을 통과한 것이나 마찬가지다"며 "적극적으로 공공의료 정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만큼 인천 지역 사회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imsoyou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