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침 없이, 멈춤 없이, 평등을 향해…" 인천 퀴어축제 충돌 없이 마무리(종합)
보수 시민·기독교 단체, 축제장 맞은 편서 '동성애 반대' 집회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2일 인천에서 올해로 7번째 성 소수자들의 문화행사인 '퀴어축제'가 열렸다. 이날 행사는 사전 공간 분리와 경찰 투입으로 반대 측과의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2시 인천시 부평구 부평역 인근에서 열린 제7회 인천퀴어문화축제엔 전국의 다양한 성소수자 인권 보호 단체가 참여했다.
퀴어문화축제는 지난 2000년 서울을 시작으로 대구, 부산, 전주, 인천 등 각지에서 열리고 있는 성소수자들의 문화행사다.
행사장 천막에선 참가 단체들이 홍보 책자를 나눠주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성소수자 인권 단체 '친구 사이' 소속 이종걸(47) 씨는 "인천 퀴어축제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는데, 여러 사람이 서로의 권리를 외치고 정체성을 잘 드러낼 수 있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이런 자리가 있어 조금씩 변화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 원어민 강사지회 소속 H 씨(30)와 K 씨(30)도 이날 축제에 참여했다. 미국인인 K 씨 "매년 축제에 참여하고 있다"며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는 기독교 단체보다 더 큰 목소리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축제 참여 단체들은 깃발 입장식 뒤 본행사를 진행하고 부평구청까지 행진했다.
행진 땐 '레인보우 오하나'의 '하와이안 훌라' 공연, 드랙퀸 싱어송라이터 '허리케인 김치'의 노래와 춤 공연이 이어졌다.
행진 도중 참가자들을 향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팻말을 든 여성과 '동성애 하지 마세요, 나라 망합니다'며 손가락 욕설을 하는 남성이 있었으나, 경찰의 제지로 충돌로 이어지진 않았다.
행진 경로 맞은 편에선 보수 성향 기독교 단체 회원이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취지의 팻말을 들고 서 있었으나 역시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인천에선 2018년 첫 축제 당시 보수 성향 시민·기독교 단체가 반대 집회를 열고 퀴어축제 진행을 방해해 양측이 충돌한 적이 있다.
올해 행사와 관련해서도 기독교·시민단체가 부평역 광장과 부평공원에 퀴어축제 반대 집회를 신청하고 시위를 벌였다. 이들 단체는 집회 참가 인원을 1800명으로 신고했다.
퀴어축제 조직위는 이날 행사에 900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인천 부평역 우리은행 앞 도로에 집회 신고를 냈다. 이번 축제엔 경찰 추산 300여명이 참여했다.
imsoyoung@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