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심서 형량 '15년→7년 반토막' 인천 건축왕 사건 대법원 간다(종합)
검찰 '심리미진·법리오해' 상고
- 박소영 기자
(인천=뉴스1) 박소영 기자 = 검찰이 인천 전세사기 주범 60대 건축업자(일명 '건축왕')의 형량이 항소심에서 절반 넘게 줄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인천지검은 사기 등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7년을 선고받은 건축왕 A 씨(62·남)의 판결에 불복해 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또 검찰은 같은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무죄~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공범 B 씨 등 9명에 대해서도 상고했다.
A 씨는 앞선 1심에서 사기죄의 법정 최고형인 15년을 선고받았으며, 나머지 공범들은 4~13년을 선고받았다.
검찰은 A 씨와 공범들의 판결 중 무죄와 추징금 부분에 대해서 '심리미진'과 '법리오해'를 이유로 상고했다. 2심에서 징역 10년보다 낮은 형을 선고받은 경우 '양형부당'을 이유로 상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보증금 상환 자력 없이 계약을 갱신한 경우에도 사기죄가 성립하고, 공범들이 2022년 5월 27일 이전에도 보증금 반환이 곤란한 사정을 알면서 범행에 가담했다고 판단해 상고를 제기했다"며 "전세사기 사범들이 죄에 상응하는 형을 받을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인천지방검찰청 앞에서 A 씨에 대한 상고를 촉구했다. 이들은 "1심에서 선고된 법정 최고형인 15년 조차 그 범죄의 심각성과 피해 규모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한 형량임에도 대폭 감형한 항소심 판결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판결이며 '대한민국이 사기공화국' 임을 법원이 선언한 것과 다름 없다"고 강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번 재판에서 A 씨 등의 혐의 액수 148억 원 가운데 68억 원만 인정했으며, A 씨와 공범들의 공인중개사법 위반 혐의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 씨 혐의와 관련해 2022년 1월부터 발생한 임대차 계약 건만 유죄로 인정했다. A 씨의 자금 상황이 해당 시점부터 좋지 않아 임대차 계약 때 세입자를 속이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다.
또 공범들에 대해선 2022년 5월 27일 이후 계약 건만 유죄가 인정된다고 봤다. 공범들이 이날 A 씨와 함께 회의를 했는데, 이때 'A 씨 수중에 자금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2022년 5월 27일 이후 계약에 대해선 신규 임대차 계약과 증액된 보증금만 편취금액이라고 봤고, 같은 금액의 임대차 보증금 임대차 계약은 '이유무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유무죄'란 판결문상 주문엔 등장하지 않고 '이유' 부분에만 등장한다.
재판부는 "피고인(A 씨)은 2022년 상반기부터 재력이 좋지 않다고 판단되고, 범죄 일람표를 보면 이때 신규계약과 보증금 증액이 자주 보인다"며 "이 사건 같은 경우엔 임대차 계약 편취 액수가 얼마가 되는 것인지 문제가 되는데 신규 임대차와 증액분만 편취 금액이라고 봤다"고 밝혔다.
imsoyou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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