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 "화재 원인 전기적 요인 유력…도착 당시 객실까지 화염"

조선호 본부장 "직원 소화기로 진압 못해…문 열고 나오면서 급격히 커져"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23일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소재 모텔 화재 현장을 방문, 부천소방서장으로부터 화재 사고 발생 및 수습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2024.8.23/뉴스1

(부천=뉴스1) 이시명 기자 = 경기 부천 호텔 화재 참사 원인에 대해 소방당국이 '전기적 요인'을 꼽았다.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23일 오전 9시19분쯤 부천 호텔 화재 브리핑 현장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화재 원인으로 전기적 요인이 가장 유력하다"고 보고했다.

조 본부장은 "810호 객실 내에서 최초 불이 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직원이 화재 진압을 위해 소화기를 가지고 왔으나 진압을 하지 못했고, 이후 문을 열고 나오면서 불이 급격히 커졌다"고 밝혔다.

이어 "신고 접수 4분만에 선착대가 도착했을 당시 발화 지점 정반대 객실까지 화염이 보일 정도로 불이 커진 상태였다"며 "이후 807호 투숙객이 창문 밖 구조를 요청해 에어매트를 설치했다"고 설명했다.

조 본부장은 화재 확산 이유로 좁은 복도와 작은 창문을 꼽았다.

조 본부장은 "호텔 건물 특성상 복도가 좁고 창문이 일반 건물에 비해 훨씬 작아 연기가 안 빠지고 열 축적도 많아 투숙객이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라며 "전날 오후 7시34분쯤 불이 난 것으로 보이는데 호텔 낼 폐쇄회로(CC)TV 를 살핀 결과 오후 7시48분쯤 복도에 이미 연기가 자욱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에어매트와 관련해 조 본부장은 "에어매트는 10층 이상용으로 정상 설치됐다"며 "다만 중앙 부분으로 낙하해야 가장 안전한데 첫 번째 요구조자가 매트 모서리로 떨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어매트가 뒤집힌 이유에 대해 추후 전문가 자문을 구해 조사할 계획"이라며 "당시 소방 인력이 소수여서 매트를 잡아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는 전날 오후 7시39분쯤 부천 원미구 중동 지상 9층짜리 호텔 7층에서 불이 났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 19분 뒤만에 인접한 소방서 5~6곳에서 인력과 장비를 동원하는 소방 경보령을 발령하는 등 대응에 나선 뒤 약 3시간 뒤인 오후 10시26분 불을 모두 껐다.

다만 이 과정에서 투숙객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20대 남녀 3명, 30대 남성 2명, 40대 여성 1명, 50대 남성 1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사망자 중 남녀 2명은 소방이 구조를 위해 건물 밖에 설치한 에어매트에 뛰어내리는 도중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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