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문추락 사망' 책임 인천항만공 전 사장, 항소심 무죄…108일만에 석방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2020년 7월 '인천항 갑문 40대 근로자 추락 사망사고'로 1심에서 실형을 받아 법정구속된 최준욱 전 인천항만공사(IPA)사장(56)이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돼 구속 108일만에 풀려났다.

인천지법 제3형사부(재판장 원용일)는 22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전 사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또 벌금 1억원을 선고한 인천항만공사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현장소장 A씨에 대해서는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인천항만공사는 건설공사의 시공을 주도해 총괄하거나 관리하지 않는 발주자라고 판단했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의 고의도 인정된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해 피고인 최준욱과 인천항만공사에 대한 원심 판단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 A에 대해서는 잘못을 인정하고 있고 형사 합의가 이뤄진 점, 발생 경위에 비춰 책임을 돌리기 어려운 사정이 있고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종합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앞선 1심 재판부는 지난 6월7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최 전 사장에 대해 징역 1년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같은 혐의로 기소된 하청업체 소속 현장 소장 A씨에게는 징역 1년의 실형을, 인천항만공사는 벌금 1억원, 하청업체 2곳은 각각 벌금 50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안전조치를 하지 않아 중대사고로 인한 사망사고가 발생했음에도, 하청업체에게 모든 책임을 떠 넘기며 무죄를 주장한 최 전 사장의 태도는 '갑질'이라고 판단해 형을 선고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가 감형하면서 최 전 사장은 구속 108일만에 풀려났다.

최 전 사장은 2020년 3월자로 인천항만공사 6대 사장으로 임명됐다. 이후 올 3월자로 임기 3년을 채운 뒤 현직에서 물러난 바 있다.

이날 법정에는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현직 사장이 IPA대표로 법정에 출석했다. 무죄 선고 후 공시를 묻는 재판부의 물음에 "공시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씨에게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최 전 사장은 2020년 6월3일 오전 8시18분께 인천시 중구 인천항 갑문에서 주의의무 소홀로 수리공사를 하던 근로자 B씨(당시 46·남)가 18m 시설물 아래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당일 오전 8시52분께 구조됐으나 끝내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당시 갑문 수리공사를 하던 중 변을 당했다.

검찰은 공사 발주처이자 원도급사인 인천항만공사와 B씨 소속 하청업체 등 2곳이 안전관리를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산업안전보건법을 적용해 기소했다. 또 안전관리 책임자도 함께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하청업체 2곳은 공동으로 인천항만공사로부터 갑문정비보수공사를 도급받아 작업을 하던 중,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작업계획서 작성 및 근로자 안전교육 을 하지 않은 상황에서 근로자에게 작업을 하도록 하게 해 사망사고를 발생하게 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인천항만공사는 안전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근로자가 위반 행위를 하게 하면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도록 한 혐의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