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노려 묻지마 폭행 50대 심신미약 감경…징역 10개월·치료감호

ⓒ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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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길을 가던 일면식 없는 초등학생만 노려 폭행하고 달아났다가 지명수배 1년 반만에 검거된 50대 남성이 치료감호에 처해졌다.

인천지법 제14형사부(재판장 류경진)는 13일 오후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상해와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등으로 구속기소된 A씨(52)에게 징역 10개월과 벌금 5만원을 선고하고, 치료감호를 명했다. 또 아동관련기관에 5년간의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조현병 정신질환이 이 사건 범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돼 심신미약 주장을 받아들여 감경하도록 하겠다"고 판시했다.

A씨는 공판에서 일부 아동에 대한 혐의를 부인하고, 흉기 소지의 점도 "이사를 다니면서 가방에 넣고 다녔던 것"이라고 주장하며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사건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 등에 비춰 혐의를 부인하는 아동에 대한 폭행과 정서적 학대 행위가 있었고, 흉기 소지의 점도 A씨가 이사를 다닌 정황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춰 그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는 2021년 6월11일 낮 2시께 인천 미추홀구 한 거리에서 초등학생 B양(당시 8세)의 뒷목을 잡고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지난해 8월23일 미추홀구 인근 거리에서 초등학생 C군(당시 9세)의 허벅지를 발로 걷어차 폭행한 혐의다. C군은 학원을 가던 중에 변을 당했으며, A씨의 범행으로 전치 2주간의 상해를 입기도 했다.

경찰은 B양과 C군 측의 신고를 받고 추적에 나서 A씨가 동일인물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지난해 8월 지명수배했다.

그러나 A씨가 선불폰과 교통카드를 해지하고 잠적해 난항을 겪던 중, 지난해 12월 A씨가 다시 선불폰을 가입한 사실을 확인해 추적에 나섰다. 이어 미추홀 인근 거리에서 가방 안에 흉기를 소지하고 활보하던 A씨를 지명수배 1년6개월만인 지난 2월11일 검거했다.

A씨는 첫 공판에서 "조현병 등의 질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어 (각 범행은)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등학생 여자아이에게 욕을 듣자 목을 잡으려고 하긴 했으나 겁을 주거나 협박한 사실은 없다"며 "충청도 고향에서 음식점에 취업하고자 이주 전 회 칼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은 맞지만, '흉기'로 소지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초등학생 남자아이를 폭행한 점과 관련해서는 "인정한다"고 했다.

aron0317@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