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인명 피해 막은 소방에 감사"…예비역 원사 '손도끼' 보냈다

허형래 씨(85)가 안산소방서에 보낸 손편지와 손도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4.12.1/뉴스1
허형래 씨(85)가 안산소방서에 보낸 손편지와 손도끼.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2024.12.1/뉴스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제 손때 묻은 손도끼를 보냅니다. 필요할 때 요긴하게 사용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난달 28일 안산소방서에 정성스럽게 적은 손편지와 낡은 손도끼 한 자루가 소포로 배달됐다. 발신인은 허형래 씨(85).

허 씨는 손편지에서 "며칠 전 안산 상가 화재 당시 52명의 인명 피해를 막아준 소방관님들 감사드립니다"라고 운을 띄웠다.

그러면서 "용맹스럽게 손도끼로 유리창을 깨고, 인명을 구조한 박홍규 소방관님 행동이 아름답습니다"라며 "경기소방에서 손도끼가 필요할 때 꼭 사용해 달라"고 했다.

특히 그는 손도끼를 중사 시절부터 사용해 왔다며 자신에게는 분신과도 같은 존재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허 씨는 1962년부터 1996년까지 35년간 육군에서 부사관으로 근무하다가 원사로 전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도끼를 이용해 대형 인명 피해를 예방한 소방관분들께 깊은 감동을 받았다"며 "경기도민으로서 든든함과 감사함을 느꼈다"고 재차 강조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허 씨를 직접 찾아 감사 인사를 전했다. 아울러 손도끼는 이달 개관 예정인 경기소방 역사사료관에 전시물로 보존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새벽 안산시 단원구 6층짜리 상가에서 불이 났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당국은 도끼로 창문을 깨 열기와 연기를 배출하며 52명을 구조했으며 사망자는 없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