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명 사상' 부천 호텔 화재 책임자 4명 檢 송치

지난 22일 대형 화재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의 호텔 실내 복도가 까맣게 타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24.8.25/뉴스1
지난 22일 대형 화재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의 호텔 실내 복도가 까맣게 타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24.8.25/뉴스1

(수원·부천=뉴스1) 김기현 기자 = 경찰이 지난 8월 투숙객 19명이 숨지거나 다친 '부천 호텔 화재 사고' 책임자로 지목한 건물주 등 4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경기남부경찰청 부천 호텔 코보스 화재 사고 수사본부는 전날 업무상 과실치사·상 등 혐의를 받는 건물 소유주인 60대 A 씨 등 4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23일 밝혔다.

A 씨 등은 안전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지난 8월 22일 부천시 원미구 중동 호텔 화재 발생당시 투숙객 7명을 사망케 하고, 12명을 다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A 씨는 2018년 5월쯤 모든 객실 에어컨을 새로 교체하는 과정에서 영업 지장 등을 이유로 14년 된 노후 전기 배선 교체 작업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에어컨 설치업자는 기존 에어컨 실내·외기 전선 길이가 짧아 교체 작업이 어려워지자, 안전 장치 없이 절연 테이프로만 전선을 연장하며 작업했다.

이후 에어컨 수리 기사는 전선에 문제가 있음을 여러 번 지적했으나 A 씨 등은 이를 무시한 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불이 호텔 7층 810호 객실 내 에어컨 전선 '아산화동 증식 발열'에 의해 시작된 것으로 판단했다.

아산화동 증식 발열이란 전선의 접속 부와 단자 사이에 접속 불량이 발생하면서 부식돼 산화·발열하는 현상이다.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부천 호텔 화재 사고와 관련, 해당 호텔 소유주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15일 오전 인천지법 부천지원에서 열렸다. 이들은 지난 8월22일 오후 7시37분께 부천 중동의 한 호텔에서 불이나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는 등 사고와 관련해 호텔의 안전 관리 책임을 소홀히 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24.10.15/뉴스1 ⓒ News1 이시명 기자

경찰은 또 A 씨 등이 모든 객실에 도어클로저(현관문에 설치돼 문이 자동으로 닫히도록 하는 장치)를 설치하지 않았고, 비상구 방화문을 열어두면서 화재가 빠르게 확산했다고 봤다.

도어클로저 미설치와 방화문 개방으로 객실 및 복도 내 공기 유입이 확산하면서 불이 커졌다는 것이다.

심지어 호텔 직원들은 '생수병 묶음'을 방화문에 세워두는 등 문을 강제로 고정해 열어뒀던 상태였다.

특히 호텔 매니저 30대 여성 B 씨는 화재 당시 임의로 화재경보기의 작동을 중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B 씨는 직접 810호에 올라가 불을 목격한 후 1층으로 내려와 다시 화재경보기를 작동하긴 했으나 결과적으로 투숙객 피난 시간을 약 2분 24초 지연시키는 상황을 초래했다.

경찰은 B 씨의 경보기 임의 작동으로 8~9층 투숙객이 '골든 타임'을 놓친 점도 사망으로 요인 중 하나로 특정했다.

이 밖에 호텔 운영자 40대 C 씨는 본인이 소방안전교육을 이수하지 않은 상태에서 건물 소방 안전관리자 자격을 유지하고, 직원들에 대한 소방 교육도 실시하지 않았다.

한편 A 씨는 2004년 준공된 호텔을 2017년 5월쯤 절세 등을 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