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년배 친구 사귀고 가족소통 방법 익혀요"…과천 중·장년 남성 '웃음꽃'

과천시여성비전센터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프로그램 운영
'고추장 만들기' '소통 프로그램' 등 수업에 참가자들 호평

'우리들의 인생이야기' 프로그램.(과천시 제공)

(과천=뉴스1) 유재규 기자 = "가정생활에 도움도 되고 타인의 다양한 생각을 알 수 있어 좋습니다."

"요리를 배울 수 있고 동년배와 다양한 이야기로 친목을 다질 수 있어 기쁩니다."

경기 과천시 부림동에 위치한 과천시여성비전센터. 최근 이곳에선 중·장년층 남성들이 퇴직 후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한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취재진이 센터를 방문한 16일 오후엔 15명 안팎의 50~60대 남성들이 '고추장만들기'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수업 참가자들은 배우자의 것으로만 여겨졌던 앞치마를 입어보곤 쑥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지만, 잠시 뒤엔 서로 앞치마를 제대로 입었는지 확인해 주고 고추장 간도 함께 보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연출했다.

과천시여성비전센터는 지난해부터 중·장년 남성 및 실제적 1인 가구를 위한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프로그램엔 작년부터 올 10월까지 75명이 참가했다.

센터에 따르면 이 프로그램은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넘어와 사회적 유대관계가 부족한 중·장년 남성들을 위해 '동년배 친구 사귀기'를 계기로 소외감을 덜어주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한다. 또 기나긴 회사 생활로 가족 간 소통이 부족한 중·장년 남성들의 가정 고민 해소를 돕는 데도 의의가 있다.

이날 요리 수업에 이어 진행된 소통 프로그램 시간에서 참가자들은 가슴에 담아둔 이야기를 서로 나누며 유대를 다졌다.

'우리들의 인생이야기' 프로그램.(과천시 제공)

센터가 이 소통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양성한 강사 3명은 참여자들을 6~7명씩 2개 조로 나눠 난센스 퀴즈, 나의 소통 가이드 작성 등을 진행했다.

김영중 씨(67·부림동)는 "가정생활의 필요에 따라 신청했다. 남성 위주 프로그램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며 "꼭 다시 (참가자들과) 만나 술 한잔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민 씨(75·별양동)는 "요리 수업은 물론, 소통 프로그램 시간이 즐거웠다. 오늘 참여한 동년배들과 커뮤니티를 형성했으면 좋겠다"며 "지속적으로 이 프로그램에 참여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장훈 씨(65·별양동) 역시 "처음엔 서먹서먹하고 막연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편히 대화할 수 있어 좋았다"며 "프로그램을 통해 가족 간에 소통하는 방법도 배울 수 있어 큰 의미가 있었다"고 전했다.

김태현 씨(38·별양동) 또한 "부인의 권유로 프로그램을 참여했는데 갈수록 편한 느낌이 들었다"며 "인생 선배로 만난 참여자들과 소통할 계기가 있어 기뻤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여성비전센터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적 관계가 사라진 중·장년 남성들의 사회적 연결을 복원하는 게 가장 중요한 숙제"라며 "김동연 경기지사의 1인 가구 지원 정책과 마찬가지로 시는 중장년 남성뿐만 아니라 실질적 1인 가구 남성들에게 다양한 '사회관계 복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그동안 가장으로, 사회 구성원으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정작 자신의 자리를 잃은 중년 남성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힐링할 수 있길 바란다"며 "중·장년 남성이 지역에서 소외되지 않고 소통하며 더욱 풍요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11월 5일, 12일, 19일 등 총 3강으로 구성된 올해 마지막 '우리들의 인생 이야기' 프로그램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시여성비전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우리들의 인생이야기' 프로그램.(과천시 제공)

koo@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