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서 여성 연쇄 폭행·성범죄' 고교생 2심도 징역형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법원종합청사. 2019.5.24/뉴스1 ⓒ News1

(수원=뉴스1) 김기현 기자 = 아파트 엘리베이터와 상가 화장실에서 처음 마주친 10대 여성 3명을 잇달아 폭행하고 성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생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고법 제1형사부(고법판사 문주형 김민상 강영재)는 11일 A 군 강간미수, 강간상해, 강도, 카메라 등 이용 촬영 등 혐의 선고 공판에서 검찰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A 군은 앞서 1심에서 징역 장기 8년·단기 6년을 선고받았다. A 군에게 소년범에 대한 법정 최고형인 징역 장기 15년·단기 7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사실오인, 법리오해, 양형부당을 사유로 항소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은 당시 피고인의 범행 직전 및 직후 상황, 피고인의 당시 ADHD 충동조절 어려움의 정도, 기타 여러 사정 모두 고려해 볼 때 피해자 2명에 대한 부분에서 강제추행의 고의를 넘어 강간의 고의까지 있었다고 단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며 "이 부분 기록을 다시 면밀히 봐도 원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볼만한 다른 사정이 없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이 사건 범행 내용, 기타 여러 사정을 모두 종합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했다"며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이 충분히 고려한 사정으로 보여 원심 형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는 주장은 이유 없다"고 덧붙였다.

A 군은 지난해 10월 5~6일 경기 수원시 아파트 엘리베이터 2곳과 화성시 상가 화장실 1곳 등 3곳에서 10대 여성 3명을 각각 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과정에서 그는 피해 여성 1명을 비상계단으로 끌고 가 간음했고, 다른 여성 1명은 강간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나머지 1명은 기절시킨 뒤 휴대전화를 빼앗아 도주했다.

A 군은 1심에서 3건의 성폭력 범죄 중 2건에 대해 '강간의 고의가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했고, 1심 재판부도 이 주장을 일부 받아들였다.

1심 재판부는 "여러 정황을 고려했을 때 2건의 사건에 대해선 강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A 군 변호인은 1심 재판 과정에서 "사건 당시 정신병을 앓고 있었다"며 정상 참작을 호소했다. A 군은 "저 때문에 피해 본 분들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kk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