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뒤지던 쓰레기통 걷어차" 동료 노숙인에 흉기 휘두른 60대

(남양주=뉴스1) 양희문 기자 = 자신이 뒤지던 쓰레기통을 걷어찼다는 이유로 노숙인 보호시설에서 함께 생활하는 동료를 살해하려 한 60대 노숙인이 사회로부터 격리됐다.

의정부지법 남양주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박옥희)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씨(61)에게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월14일 낮 1시40분께 경기 가평군 한 노숙인 보호시설 앞 공터 벤치에서 B씨(61)에게 흉기를 휘둘러 목 부위를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A씨는 20분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B씨에게 "죽이겠다"고 소리치며 흉기로 위협했으나, 이를 지켜본 사회복지사에 의해 제지되기도 했다.

해당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는 A씨는 같은 시설 거주자인 B씨가 전날 자신이 뒤지던 쓰레기통을 걷어찬 일과 관련해 다투다 화가 나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법정에 선 A씨는 "피해자를 만나면 또 흉기로 그을 것"이라는 취지로 진술하며 반성하거나 뉘우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 그럼에도 B씨는 A씨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살인죄는 인간의 생명을 부정하는 범죄행위의 전형으로, 어떠한 방법으로도 그 피해를 회복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절대 용인될 수 없다"며 "이 사건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고 할지라도 범행 내용 및 상해 부위와 정도를 비춰볼 때 피고인의 책임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고 있는 점,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점, 피해자가 입은 상해가 중하지 않은 점,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헀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