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은결이가 하늘서 편안하길"…버스기사에 징역 6년 선고(종합)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지난 5월 경기 수원시 호매실동의 스쿨존에서 신호위반으로 조은결군을 숨지게 한 버스기사가 법정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황인성)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어린이 보호구역 치사) 혐의로 기소된 버스운전기사 A씨(55)에게 징역 6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A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A씨는 해당 (사고지점)구역을 하루 5차례 운행하며 사고율이 높은 지점인 것으로 인식하고 있었을텐데 앞 버스와의 (배차)간격 이라는 이유로 급히 우회전했다"며 "법원의 양형기준을 살펴보면 징역 4~8년의 형을 권고하지만 이런 사정을 종합하면 이는 가볍기에, 재판부는 양형기준 보다 합리적인 것을 기준으로 세워 양형을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구형 사유를 밝혔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은 3년이나 운행한 버스 운전 기사로 어린이 보호구역이고 초등학생의 통행이 잦은 걸 알고 있었다"며 "차체가 높아 어린이를 발견하지 못했지만 서행 중인 택시를 끼어든 후 황급하게 우회전 후 통과하다가 어린이를 충격해 사고를 일으켰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횡단보도 앞에서 일시 정지하는 등을 잘 지키면 사고를 막을 수 있던 점, 아이가 생을 마감한 점, 유가족의 충격이 큰 점과 유가족으로 용서받지 못했고 유가족이 엄벌 원하고 있다"는 점 등을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은 반성하고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속도 위반을 하지 않았고 음주운전도 아니었고 버스기사를 하면서 성실하게 일했고 음주운전 벌금형 외 처벌 전력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과 피해자가 모두 만족 못한다고 생각한다. 유가족은 피고인이 고의가 아니었다는 점 등에 공감한다"며 재판부의 깊은 고심을 드러냈다. 재판부는 "은결이가 하늘에서 편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10일 낮 12시30분쯤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의 한 스쿨존에서 시내버스 기사 50대 A씨가 몰던 시내버스에 치여 하교 중이던 조은결 군이 숨졌다.

사고 당시 보행자 신호는 녹색으로 조군은 정상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이었다. 하지만 A씨는 우회전 신호가 적색이었음에도 신호를 어기고 일시정지 없이 우회전을 하다가 사고를 냈다.

sualuv@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