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잼버리 파행'…수사·재판 받는 '위기의 지자체장들'

아산시장 당선무효 기로, 김천시장 구속 갈림길
검찰, 잼버리 파행 책임…김관영 전북지사 입건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뉴스1

(전국종합=뉴스1) 양희문 김혜지 이시우 정우용 기자 = 공직선거법 위반, 직무유기 등 혐의로 자치단체장들이 법의 심판을 받거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도·시정 운영 공백이 우려된다.

박경귀 충남 아산시장은 25일 당선 무효 기로에 섰다. 박 시장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로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항소심을 맡은 대전고법 제1형사부는 이날 박 시장이 지난해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상대 후보의 낙선을 목적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한 죄가 인정된다며 1심 판단이 적절하다고 판결했다.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선출직 공직자가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받으면 직을 상실하기 때문이다. 다만 박 시장이 상고할 뜻을 밝히면서 11월까지는 직을 이어갈 수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의 재판 기간에 대해 2·3심은 전심의 판결 선고가 있는 날로부터 각각 3개월 이내에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규정대로라면 대법원은 11월 안에 재판을 끝내야 한다.

박 시장이 직을 유지하기 위해선 대법원에서 무죄 또는 파기 환송을 기대해야 한다. 대법원은 법률심으로 양형에 대한 판단 없이 법리오해나 재판 절차의 적법성 등을 따지게 된다. 1·2심 판단 과정이 적법하다면 형량이 그대로 인정돼 당선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검찰이 홍남표 창원시장과 조명래 제2부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25일 창원시청을 압수수색하고 있는 가운데 시청 청원경찰이 시장실 앞을 지키고 있다.2023.8.25/뉴스1 강정태

김충섭 경북 김천시장은 구속 위기에 빠졌다. 대구지검 김천지원 형사2부는 전날 김 시장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지방선거를 앞두고 2021년 설과 추석 무렵 김천시 공무원들을 동원해 지역주민들에게 명절 선물을 제공한 혐의다.

앞서 김천시 전·현직 공무원 9명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이들 중 2명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검찰은 공무원들이 김 시장의 지시로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있다. 김 시장에 대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는 오는 31일 김천지법에서 열린다.

경남 창원시도 마찬가지다. 창원지검은 이날 홍남표 창원시장과 조명래 제2부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의혹과 관련해 창원시를 압수수색했다. 홍 시장과 조 부시장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불법 정치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전북 국회의원 조찬 간담회에서 생각에 잠겨있다. 2023.8.17/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전북도도 선거법 위반은 아니지만, 검찰이 잼버리 파행과 관련해 직무유기 혐의로 김관영 전북지사를 피의자로 입건, 수사를 받을 처지가 됐다.

앞서 시민단체 '활빈단'은 2023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파행 운영 책임을 묻겠다며 김 지사를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해당 사건은 현재 전주지검에 배당돼 수사 중이다.

전주지검 관계자는 "구체적인 배당 내역은 공보 대상이 아니라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북도는 감사원의 대대적 감사도 대응해야 한다. 감사원은 21일부터 전북도청 3층에 마련된 감사장에서 전북도로부터 잼버리 관련 자료를 제출받는 등 본격적 감사에 들어갔다. 자료 검토 후 문제점이 발견되면 해당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감사 결과 위법 사항이 드러나면 수사 의뢰 등 형사 고발도 이뤄질 방침이다.

yhm9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