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센터 ‘대형화재 화약고’…경기, 3년간 20건 71명 사상·6200억 피해

이천 한익익스프레스·쿠팡, 용인 SLC 대규모 화재로 인명피해
물류센터 화재예방 제도개선 추진· 화재안전지킴이 활동 강화

지난해 6월1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마장면에 위치한 쿠팡 덕평물류센터 화재현장에 이틀째 진화작업이 계속되고 있다. 2021.6.18/뉴스1 ⓒ News1 박혜성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최근 3년 동안 경기도 물류센터 20여곳에서 화재가 발생해 7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화재발생 때 대형 인명 및 재산피해를 동반한다는 점에서 화재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에 대한 집중점검 등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9일 경기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2년까지 도내에서 발생한 물류센터(물류창고) 화재는 20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20년 4건, 2021년 5건, 2022년 11건이다. 이로 인해 46명이 사망하고 25명이 부상하는 인명피해를 냈다. 재산피해액도 6251억원에 달했다.

2020년 4월21일 오전 10시30분쯤 군포시 부곡동 한국복합물류센터에서 화재가 발생해 237억원의 재산피해가 났다. 화재는 물류센터 내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시작돼 E동 1층으로 불이 번지면서 1·5층에 보관돼 있던 가구류, 이불, 주방용품 등 택배용품 대부분을 태웠다. 화재는 군포 물류터미널 내 물류업체 소속 한 직원이 피우다 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 돼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같은해 4월29일 낮 1시32분쯤 이천시 모가면 소고리 한익스프레스 물류창고 신축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38명이 숨지고, 12명이 부상했다. 재산피해는 76억5000만원으로 집계됐다. 화재는 저온창고 지하 2층에서 있었던 산소용접 작업 중 불꽃이 튀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같은해 7월 21일 오전 8시29분쯤 용인시 처인구 양지면 SLC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5명(오뚜기물류서비스 직원 2명, 물류기사 1명, 하청업체 관계자 2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했다. 불은 물류센터 지하 4층의 시즈히터(금속보호관에 전열선을 코일 모양으로 내장하고 절연분말인 산화마그네슘을 넣어 함께 충진해 열선과 보호관을 절연한 관 모양의 히터)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 2021년 6월17일 오후 5시36분쯤 이천시 마장면 쿠팡물류센터에서 큰 불이 발생해 소방관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했다. 이 불은 지상 4층, 지하 2층, 건물면적 12만7178.58㎡ 규모의 물류센터 건물과 내부에 적재된 1620만개의 물품 및 포장지를 모두 태워 4743억원의 재산피해를 냈다. 화재는 지하 2층 물품선반에 설치된 전기설비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지난해 1월 5일 오후 11시46분쯤 평택시 청북읍 고렴리 팸스 물류창고 신축 현장 1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5명의 사상자(사망 3, 부상 2)를 냈다. 이 불로 화재진압과 인명수색에 나선 송탄소방서 소속 이형석 소방위, 박수동 소방교, 조우찬 소방사 등 3명이 순직했다.

같은해 5월 23일 오전 11시40분쯤 이천 마장면 덕평로 크리스 F&C 물류센터에서 불이 나 1명이 부상을 입었다. 불이 난 물류센터는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의 지상 지상 4층에 연면적 1만4600여㎡ 규모의 샌드위치 패널 건물로, 내부에 보관 중인 골프의류 300여만점을 태우는 피해를 냈다. 재산피해액은 6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같이 물류센터에서 대형 화재가 잇따라 발생하자 정부는 지난 2021년 6월 물류창고 화재안전관리 매뉴얼을 제작, 시군 및 주요 사업장에 배포했다. 이 매뉴얼에는 물류창고 개요와 화재예방조치, 화재 대응조치, 화재대비조치 등이 담겨 있다.

또 국토부는 오는 2026년까지 물류시설 맞춤형 화재안전 규정 개발을 추진중이다.

경기도 소방재난본부는 물류창고 화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화재위험성이 높은 대형 물류창고 공사 현장에 의용소방대원 화재안전지킴이를 배치해 안전계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용접 등 작업시 안전관리자 사전 신고 뒤 화기를 취급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현재 의용소방대원 1600여명이 주요 물류센터에 대해 감시 및 순찰활동을 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물류창고 화재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올해부터 각 사업장으로부터 화재안전관리계획서를 받고 있다"며 "아울러 도내에서 물류창고 화재가 집중발생하는 만큼 관련법 개정 등 제도 개선을 지속추진하고, 대형 물류창고 공사장에 대한 화재안전지킴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