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표 '투자유치 2.0' 비상하나…글로벌 연구소 대규모 투자 잇따라

2년간 반도체·미래차 등 4조3천억 투자 유치…2조5천억 추가 유치 협상
각종 신산업 테스트 베드 유치 등 통해 미래 꿈꾸는 혁신생태계 구축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7일 경기 부천시 온세미코리아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공장 착공식에 참석해 조용익 부천시장, 온세미컨덕터 Wei Chung Wang(왕웨이중)와 업무협약을 체결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용익 부천시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Wei Chung Wang(왕웨이중).2022.7.7/뉴스1 ⓒ News1 정진욱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최근 2년간 경기도가 국내외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이 4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7월 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이후 세계적인 반도체·미래차 연구소와 수소 및 산업용 충전시설 등 글로벌 선두기업의 대규모 투자가 잇따르고 있다. 여기에다 수소, 반도체 등 분야에서 2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 협상을 진행중이어서 추가 대규모 투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가 그동안의 양적 투자유치 성장정책을 뛰어넘어 민간 주도의 해외기업 유치·정착과 함께 국내 진출 외투기업 및 도내 혁신 중소기업간 상생협력 활성화를 위한 '투자유치 플러스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어 김동연표 미래먹거리 전략이 어떤 성과를 낼 지 주목된다.

◇반도체·미래차 등 글로벌 선도기업 경기도 투자 줄이어

경기도의 투자 유치가 양·질적으로 성장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2021년 이후 세계적인 반도체·디스플레이·미래차·수소··바이오 등의 글로벌 선도(앵커)기업이 잇따라 연구소와 제조시설 확충 등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2021년부터 지난해 10월말까지 세계적 반도체 장비 기업 등으로부터 4조3031억원(2021년 2조8200억원, 2022년 1조4831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세계 2위 전력 반도체기업인 미국 온세미사는 2025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부천에 차세대 실리콘카바이드(SiC) 전력반도체 연구소 및 생산시설을 설립할 계획이다. 차세대 전력반도체 신소재인 실리콘카바이드는 고전압·고전력·고온에 강하고, 제품 경량화가 가능해 세계 유수 전기차 제조사들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온세미의 투자는 경기도가 최근 12년간 유치한 해외 투자유치 실적 가운데 반도체 분야 최대 규모다.

같은달 6일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생산 세계 1위 기업인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차세대 첨단 반도체 장비 개발을 위한 핵심 연구개발센터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현재 경기도내 사업 대상 부지를 물색 중이다.

또 자동차 타이어로 유명한 세계적인 자동차 기술기업인 독일 콘티넨탈의 미래차 연구소도 유치했다. 콘티넨탈오토모티브코리아는 590억원을 투자해 성남 분당글로벌R&D센터(2809㎡)에 미래차 연구소를 설립해 차량용 5G 통신부품, 탑승객 모니터링 시스템 등 자율 주행 소프트웨어와 에어백 등 안전부품을 개발할 계획이다.

2021년 11월에는 세계 최대 반도체 노광장비(극자외선을 이용해 반도체를 생산하는 장비) 업체인 ASML으로부터 24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는 화성 동탄에 첨단 극자외선(EUV) 클러스터 조성할 계획이다.

같은해 6월에는 세계적인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Linde)'로부터 1조7000억원 규모의 수소충전소와 산업용 가스시설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평택시에 수소충전소를 설치하고 산업용 가스시설을 신·증설한다. 린데는 경기도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기체 및 액체수소 충전소를 설치해 수소생태계 조성에 앞장설 계획이다.

지난해 7월 김동연 지사 취임 이후 글로벌 첨단기업의 투자에 속도가 붙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앞서 경기도는 지난해 11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침체 속에서도 전국 17개 광역 자치단체 중 가장 우수한 투자유치 성과를 인정받아 산업통산자원부로부터 투자유치 유공 자치단체 부문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경기도가 2019년 6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36개사로부터 투자받은 금액은 총 8조9000억원에 달했다. 이로 인한 고용 창출도 2만6000여명에 이른다. 이 성과를 인정받은 것이다.

11월1일 경기도는 서울시 강남구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의 그랜드볼룸에서 외국인 투자유치에 기여한 공로로 대통령 표창을 수여했다.(경기도 제공)

◇혁신생태계 유치전략에 2조5천억 추가 투자 진행

경기도가 주목할만한 투자유치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유치활동 초기부터 도내 혁신 중소기업과의 협력 촉진, 한국에서의 사업 협력 방안 등 해외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혁신적인 투자유치 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런 투자유치 전략이 먹혀들면서 민선 8기 들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미국), ASML(네덜란드), 램리서치(미국), 도쿄일렉트론(일본) 등 반도체장비업체는 물론 온세미(미국) 등 비메모리 반도체의 신소재 업체들이 잇따라 경기도에 미래연구소를 설립하기로 했다. 도는 이같은 여세를 몰아 경기동북부에 글로벌 탄소중립, 신산업 등 유치를 추진 중이다.

도는 지난해 9월22일 경기북부 지자체 투자유치 담당부서와 간담회를 갖고 산업생태계와 기반 시설이 부족한 북부지역에 대해 기존에 운영 중인 펀드·기금 등을 활용해 바이오, 미래차 등 신산업 분야 새싹기업 유치 생태계 기반 조성방안을 논의했다.

그동안 경기도 중심으로 진행된 유치전략을 도와 시군 협동으로 전환하면서 투자 성공률을 높일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유치전략과 맞물려 현재 세계 최대 수소 생산업체인 A사, 반도체 장비 재정비(리퍼비시) 세계 1위인 B사, 저탄소 재생 플라스틱 생산기업인 C사, 세계적 첨단 반도체 장비 생산업체인 D사 등과 2조5000억원 규모의 협상을 진행 중이다. 김동연 지사는 지난해 11월 24일 투자협상을 진행중인 세계적 혁신기업 대표들과 만나 적극 지원을 약속하며 투자결정을 요청했다. 이들 기업은 현재 투자 유치지역을 물색중이거나 경기도에 추가 투자를 검토 중이다.

◇민간주도 투자 활성화 위한 '투자유치 2.0' 본격 시동

경기도는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투자유치 2.0 추진계획'을 본격 가동한다. '투자유치 2.0 추진계획'은 기존의 투자유치(1.0)에 민간 투자 활성화를 더한다(플러스)는 개념이다.

도는 민간 투자 활성화 기반 조성을 포함하는 '투자유치 플러스 전략'으로 △해외기업 유치 △국내기업 경쟁력 강화 △시군 투자유치역량 강화 등 3대 목표 15개 과제를 수립했다.

'투자유치 플러스 전략'은 기존의 양적 투자유치 성장을 뛰어넘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해외기업을 유치·정착시키고, 국내 진출 외투기업과 도내 혁신 중소기업의 상생협력을 활성화하며, 시·군의 투자유치 역량을 강화하는 등 질적 성과를 이끌어내도록 하는 새로운 투자유치 전략이다.

도는 지난해 12월 21일 수원 라마다호텔에서 '2022년도 경기도 외국인투자유치협의회'를 열어 이같은 내용의 '경기도 투자유치 2.0 추진계획'을 심의·확정했다.

이에 도는 해외 글로벌 기업의 단순 유치가 목적이 아닌 투자유치가 경기도 지역경제에 얼마나 큰 공익과 긍정적 영향을 주는지에 집중하고, 나아가 도내 기업과의 상생까지 염두에 두고 민간투자 활성화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도정 현안을 해결하고, 각종 신산업 테스트 베드를 유치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미래차·바이오 등 도 전략산업 중심의 투자유치로 산업생태계 확충에 기여하고, 이차전지·폐자원 등 탄소중립 신산업 육성을 위한 글로벌 선도기업도 적극 유치할 예정이다. 또 경기도 외국인투자기업 원스톱 창구를 만들고 전담 코디네이터를 지정해 기업과 함께 현장을 찾아가는 '맞손방문'까지 진행한다.

이민우 도 투자진흥과장은 "최근 경기도가 높은 투자유치실적을 보인 것은 글로벌 기업의 연구소가 많이 들어오고, 엔데믹(풍토병화) 상황에서 자국이나 지역별 부품 공급망 확충의 필요성이 커지고, 그와 관련된 기업들의 큰 규모 투자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민선8기 경기도는 올해 민간주도의 투자활성를 위한 '투자유치 2.0 추진계획'을 본격화해 도정현안 해결과 각종 신산업 테스트 베드의 한국 유치를 중점 추진하겠다"며 "이를 통해 기회수도를 만들겠다. 기회 발전의 기반이 만들어지면 신산업, 기간산업의 미래를 꿈꿀수 있는 혁신생태계가 구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jhk10201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