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님 부탁하신 것"…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수사기밀 문건 통째로 유출
수원지검 수사관, 기밀 보관 시스템 접속해 수사관 선배 쌍방울 임원에 전달
- 유재규 기자
(수원=뉴스1) 유재규 기자 =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 사건으로 기소된 현직 검찰 수사관과 전직 수사관의 수사기밀 유출한 정황이 확인됐다.
8일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부산 북구강서구을)이 법무부로부터 제출 받은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 사건의 공소장에 따르면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 소속 수사관 A씨는 지난 5월24일 경기 용인시 수지구에서 쌍방울그룹 임원 B씨에게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사건과 관련된 수사기밀을 전달했다.
전직 검찰 수사관 출신이기도 한 B씨는 평소 친분이 있었던 A씨에게 같은 달 중순께 메신저 카카오 보이스톡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음성통화로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사건 관련, 범죄사실만이라도 좀 알려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A씨는 형사사법정보시스템(킥스)에 접속한 뒤, 해당 의혹 사건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 내용 등 수사기밀 사항이 다수 포함된 문건을 줄간격 등 편집해 2쪽 모아찍기로 총 6장을 출력했다.
이후 A씨는 "선배님 저번에 부탁하신 것 가지고 있습니다. 저희 집 앞에 주차장이 있는데 그쪽으로 오십시오"라며 B씨를 불러낸 뒤, 출력한 문건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뿐만 아니라 A씨는 지난 6월20~22일 쌍방울그룹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한 사실을 알게되자 이튿날 B씨에게 "압수수색 영장이 청구됐으니 참고하세요" "오늘은 (예정된)압수수색 안 나간다" 등 카카오 보이스톡 앱을 통해 누설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이같은 정황은 현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정원두)가 포착했다.
공공수사부는 지난 7월6일 이 대표의 최측근인 이태형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고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수사기밀 유출을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방울그룹 횡령·배임' 의혹 사건에 또다른 피의자인 현직 변호사 C씨는 이 변호사와 같은 법무법인 소속으로 전해졌다. C씨는 전직 검사 출신으로 쌍방울그룹 사외이사이자 이 사건 변론을 준비하던 변호사로 파악됐다.
C씨는 지난 5월25일 자신의 법률사무소가 위치한 서울 서초구에서 B씨로부터 해당 문건을 건네받은 뒤, 이를 PC용 파일 형식으로 저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기밀 유출 사건은 현재 수원지검 형사1부(부장검사 손진욱)가 맡고 있다. 형사1부는 A씨 등 3명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로 지난 8월23일 각각 구속기소 했다.
이들에 대한 첫 공판은 오는 19일에 열릴 예정이다.
ko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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